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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 실종 … 수원, K-리그 챔피언 맞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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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수원 삼성이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수원은 5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예선 원정경기에서 일본 J리그 챔피언 가시마 앤틀러스에 0-3으로 완패했다. 시종 상대에 끌려다니는 수모를 당했다.

수원은 3승2패(승점 9)로 조 선두를 가시마(4승1패·승점12)에 넘겨줬다. 수원은 19일 홈에서 약체 암포스(싱가포르)와 최종전을 앞두고 있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은 무난하다. 하지만 K-리그 자존심을 걸고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하겠다는 수원의 목표는 현재 전력으로는 버거워 보인다.

K-리그에서는 더 심각하다. 8경기를 치른 올 시즌 단 1승(1승3무4패)에 그치며 15개 팀 중 13위에 처져 있다. 7승1무(승점 22)로 1위를 순항하던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골은 지난해보다 3분의 1로 줄었고, 실점은 2.5배 늘었다. 난파 직전의 수원,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는 게 뼈아프다. 마토(오미야)와 이정수(교토)가 빠져나간 수비라인은 제공권과 대인마크에서 취약점을 노출했다. 수비수 김대건은 매 경기 쉽게 돌파를 허용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조원희(위건)가 빠진 미드필드 라인은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지 못하며 끌려다닌다. 지난해 13골을 넣었던 서동현은 아직 골이 없다. 신영록(부르사스포르)의 공백도 크다. 설상가상으로 ‘수원 공격의 절반’이라는 에두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수원은 골 넣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부진이 길어지면서 차범근(사진)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26일 전남 드래곤즈에 1-4로 대패한 뒤 “감독의 판단이 잘 맞지 않는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지난해 기용한 선수들마다 큰일을 해 줬지만 올해는 ‘영감’이 들어맞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제 몫을 해줘야 할 베테랑 이관우·백지훈 등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자극하고 동기 부여를 해줘야 할 감독의 리더십도 보이지 않는다. 차 감독은 최성현·박태민 등 젊은 선수들로 버티고 있지만 반전의 계기를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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