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품업체들은 GM의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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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영위기에 빠진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이 한국산 부품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싸고 좋은 한국산 부품에 대한 신뢰가 커져 위기 극복 차원에서 더 많은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5·6일(현지시간) ‘GM-코리아 오토파츠 플라자 2009’ 행사가 KOTRA 및 GM 공동 주관으로 미 미시간주 워런시 GM 구매본부에서 열렸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39개 사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는 보 앤더슨 GM 구매총괄 부사장 등 GM 측 바이어와 엔지니어 200여 명이 찾아와 제품 및 구매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날 연사로 나온 앤더슨 부사장은 “현 자동차 업계의 위기 상황으로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부품회사가 크게 성공할 수 있다”며 “따라서 한국 부품업체로서는 지금이 큰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 부품업체들이 최근 3~4년간 아주 주요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부상했다”며 “현재 GM이 직면한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에 부품을 조달하는 나라 중 납품 규모 면에서 한국이 넷째로 크다. 그는 또 “미국·캐나다 시장은 축소될지 모르나 중국·러시아·동유럽·남미·멕시코 등 신흥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기 때문에 우리와 함께하는 한국 업체에는 최고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 4월 디트로이트 자동차 부품 박람회에서 이뤄진 미국 자동차 회사와 한국 부품업체들의 상담 규모는 지난해 2억 달러에서 올해 6억 달러로 세 배 늘었다.

이와 관련, KOTRA는 250여 건의 상담이 진행된 이번 행사를 통해 4억 달러가량의 수출 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2006년부터 정기적으로 열려 온 이 행사에는 GM 납품을 희망하는 40여 개 국내 업체가 매년 참가해 왔다. 해당 업체들의 기술 개발 및 관련 기관들의 지원 등에 힘입어 2002년 16개 사였던 GM 납품업체 수는 현재 200여 개 사로 급증했다. 조환익 KOTRA 사장은 “빅3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행사를 여는 게 좋은지 고민했지만 지금이 한국 자동차 부품의 대미 진출을 가속할 호기로 판단, 개최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GM의 경영위기로 부품 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 연체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앤더슨 부사장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경험상 GM은 늘 지불 기한을 지켜왔으며 이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각한 판매 부진으로 파산 위험에 몰린 GM은 지난달 27일 내년까지 근로자 2만여 명 감축 및 13개 공장 폐쇄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실행에 들어간 상태다.

워런(미 미시간주)=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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