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는 눈에 잘 띄어야 … 혼혈은 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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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가 두 신예의 활약으로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인천은 5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피스컵 코리아 2009 4라운드 경기에서 강수일(22·사진)과 유병수(21)의 연속 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검은색 피부를 자랑으로 여기는 강수일은 올 시즌 프로 데뷔 3년 만에 꽃을 피우고 있는 신예 공격수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로 관심을 받았지만 올 시즌부터는 그에 대한 관심사가 피부색에서 실력으로 옮아갔다. 이날 선발 출장한 강수일은 1-1이던 후반 4분 전재호의 패스를 깔끔하게 역전 골로 연결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컵대회 포함)이다. 지난해 2군 MVP로 가능성을 알린 뒤 발전 속도가 빠르다.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가 원망스럽지만 그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탄력과 순발력은 강수일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니(62)를 위해 적은 연봉(2400만원)이나마 어머니에게 모두 보내는 효자로 팀에서는 소문이 자자하다.

프로무대에서 이제 갓 이름을 알린 강수일이지만 그의 꿈은 원대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게 1차 목표다. 그는 “꿈은 클수록 좋다. 이번에 안 되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혼혈은 무기다. 프로선수는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게 좋다”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유병수는 이날 후반 23분 결승골을 뽑아내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4골 3도움(컵대회 포함)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인천의 왼쪽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주특기인 발재간과 돌파력으로 인천 공격의 핵으로 부상했다.

한편 어린이날 생일을 맞은 신태용(40) 성남 일화 감독은 전남과의 대결에서 4-1로 대승을 거둬 선수들로부터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성남은 755경기 만에 통산 299승을 거둬 최소 경기 300승(종전 기록은 울산이 772경기 만에 세운 300승) 돌파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날 성남종합운동장에는 올 시즌 홈 최다 관중인 1만1818명이 찾아 신 감독은 더 기뻐했다.

신 감독은 올 시즌 성남 사령탑을 맡은 이후 팀이 한 경기 최다인 4골을 기록하자 한껏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패장 박항서 전남 감독은 “오늘 져서 상처를 받고 가슴이 아프지만 신 감독이 생일에 대승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부산은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4-2로 역전승, 최근 상종가를 달리던 전북에 올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제주와 대전도 각각 경남과 대구를 따돌리며 피스컵 조별리그에서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성남=장치혁 기자

◆피스컵 코리아 2009 프로축구 5일 전적

 인천 3-2 강원 대전 2-0 대구
 성남 4-1 전남 전북 2-4 부산
 경남 1-2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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