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일가 살해범은 친척…빚독촉에 앙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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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성남시 금은방 주인 서장렬 (徐長烈.39) 씨 일가족 4명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성남 남부경찰서는 25일 이 사건의 범인으로 徐씨의 6촌 동생 이동진 (李東鎭.34.청과상 운영.성남시수정구신흥2동) 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채취한 李씨의 지문과 피묻은 청바지.비닐 테이프 등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숨진 徐씨의 6촌 동생인 李씨는 지난 20일 오전10시30분쯤 성남시중원구금광2동 徐씨 집에 침입, 徐씨와 부인 정영란 (鄭英蘭.31) 씨, 딸 재휘 (10) 양, 처남 鄭한옥 (29) 씨 등 4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1천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李씨는 84년부터 92년까지 성남시수정구신흥3동 徐씨의 가게옆에서 '보석사랑' 금은방을 운영하면서 사업부진과 어머니 병원비 등 때문에 徐씨로부터 빌려쓴 3백30만원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李씨는 경찰에서 "徐씨가 최근 빚을 빨리 갚으라며 병상에 있는 어머니에게도 행패를 부렸다.

친척에게까지 돈놀이를 하며 높은 이자를 받는 徐씨가 싫었다.

빼앗은 돈은 술마시고 이것저것 하는데 썼다" 고 진술했다.

李씨는 徐씨 부부가 "1천만원을 줄 테니 살려달라" 고 애원하자 徐씨의 가게에 있던 처남 鄭씨로부터 돈을 가져오게 한 뒤 徐씨는 비닐봉투를 얼굴에 뒤집어 씌워 질식사시키고 徐씨의 부인과 딸.처남은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남 = 정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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