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글로브 “폐간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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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뉴욕 타임스(NYT)가 자회사이자 보스턴 최대 일간지인 보스턴 글로브를 폐간할 수 있음을 밝혔다. 보스턴 글로브 노조가 임금과 연금 삭감 등의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자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NYT는 “4일 노동부 등에 60일 내에 보스턴 글로브를 폐쇄한다는 내용을 담은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3일 보도했다. 보스턴 글로브 노조가 구조조정 합의 시한인 3일 자정까지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보스턴 글로브 경영진은 성명서를 내고 “폐간 통보를 어떻게 해서라도 피하고 싶었으나 불행히도 노조와의 협상 상황을 감안할 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NYT의 폐쇄 위협에 대해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NYT와 보스턴 글로브 노조는 앞으로도 구조조정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NYT는 지난달 노조에 2000만 달러(약 26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방안을 내놓았다. 직원 정년 보장 폐지, 임금 삭감, 회사의 연금 부담 감소 등이 포함됐는데 노조가 거부했다.

NYT는 신문사 경영이 극도로 나빠지자 보스턴 글로브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NYT가 1993년 11억 달러에 인수한 보스턴 글로브는 구독자가 줄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최근 6개월간 구독자는 14% 줄고, 올 1분기 광고는 30년대 대공황 이래 가장 큰 폭인 30% 이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올해는 85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NYT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올 1분기 NYT 광고는 1851년 창립 이래 최대 폭인 28.4%나 줄었다. NYT는 자금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최근 2억5000만 달러를 받고 맨해튼 본사 건물의 일부를 매각했으며, 주식을 담보로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으로부터 2억5000만 달러를 빌렸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100명의 기자를 해고하고, 직원 연봉을 일률적으로 5% 삭감하기도 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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