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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미술전'…추상미술의 탄생·변화 한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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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다양한 실험과 무수한 사조들이 끊임없이 전개됐던 20세기 미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금세기 미술의 화두가 '추상' 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 어찌 보면 추상이라는 절대명제를 실현하기 위한 몸부림이 지난 한 세기 미술의 발전을 가져왔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20세기 미술을 균형있게 돌아보려는 의도로 전시를 꾸민다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온 추상의 흐름에 따라 구성해야 한다.

지난 17일 개막해 3월15일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 호암갤러리에서 계속되는 '20세기의 미술 -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소장품전' 은 이런 원칙에 가장 충실한 전시다.

02 - 771 - 2381. 호암미술관이 네덜란드의 스테델릭 미술관과 함께 마련한 전시로 미국과 유럽 주요작가 50여 명의 작품 6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여기서는 추상미술의 탄생, 아니 그 전조를 알리는 작품에서 출발해 개념미술과 신표현주의 등 한 세기를 관통하며 다양하게 전개된 주요 사조를 치우침 없이 보여준다.

반 고흐와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등 대가들의 작품이 모두 포함돼있지만 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는다.

어떤 특정한 유행 사조나 작가 중심이 아니라 20세기 미술의 전모를 보여주는 역사전 (展) 으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흔히 추상미술의 개척자로 칸딘스키와 몬드리안, 그리고 말레비치를 꼽는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좀더 근본적으로 이 3대가에게 영향을 끼친 후기 인상파 화가들로부터 시작한다.

바로 고흐와 세잔이다.

눈에 보이는 세계에 집착했던 인상파에 반발하면서 후기 인상주의를 열었던 고흐는 독일 표현주의, 나아가 미국과 유럽 양대륙에 걸쳐 진행된 '뜨거운 추상' 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차분한 풍경과 정물 작품으로 유명한 '근대 회화의 아버지' 세잔도 추상에 영감을 주기는 마찬가지. 대상의 윤곽선을 단순화시켜 기하적 단위로 변형시킨 세잔의 작품은 입체주의와 기하추상의 원조로 일컬어진다.

이후 몬드리안과 말레비치가 기하추상의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추상미술의 탄생배가 미국과 유럽 양대륙에 걸쳐 진행된 '뜨거운 추상' 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차분한 풍경과 정물 작품으로 유명한 '근대 회화의 아버지' 세잔도 추상에 영감을 주기는 마찬가지. 대상의 윤곽선을 단순화시켜 기하적 단위로 변형시킨 세잔의 작품은 입체주의와 기하추상의 원조로 일컬어진다.

이후 몬드리안과 말레비치가 기하추상의 확실한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추상미술의 탄생배경을 살핀 후 전후 유럽과 미국의 경향을 차분히 보여준다.

전후 유럽 최초의 실험미술 그룹인 코브라 (CoBrA) 작가들의 서정추상 작업은 물론 미국이 세계화단의 헤게모니를 장악해 버린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액션페인팅과 미니멀리즘, 팝 아트도 소개된다.

이어서 이탈리아 미술에 국제적 위상을 안겨준 아르테 포베라의 대표작가들과 개념미술이 잇따라 펼쳐진다.

20세기 주요 사조를 연대기 순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 외에 별도 전시실을 마련한 20~30년대 네덜란드 사실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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