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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추격 … 고속도로 4개 갈아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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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노 전 대통령이 탄 버스는 출발한 지 15분 만에 진영·진례 요금소를 통과해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이때부터 취재진은 아찔한 취재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버스와 경호 차량, 20여 대의 취재 차량은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도로를 질주했다. 일부 기자들은 버스 가까이 차를 붙인 뒤 차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촬영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스 유리창이 검은 색으로 짙게 선팅돼 있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버스는 오전 8시34분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이어 오전 10시24분 낙동 분기점을 거쳐 당진~상주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오전 11시34분 차량 행렬은 청원 분기점을 통해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도로가 편도 2차로에서 5차로로 바뀌면서 취재 차량들이 다시 속도를 냈다. 그러자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 차량 4대가 좌우로 펼치며 취재 차량의 접근을 막았다.

추격전은 낮 12시20분쯤 잠시 멈췄다. 노 전 대통령의 차량이 입장휴게소에서 10여 분간 정차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경수 비서관이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에 들렀지만 노 전 대통령은 내리지 않았다. 휴게소를 나온 노 전 대통령의 차량은 시속 120㎞ 정도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취재 차량의 추격전도 거세졌다. 오후 1시 서울 요금소를 통과한 버스는 양재 나들목을 통해 고속도로를 빠져나갔고, 경찰이 취재 차량의 접근을 차단하는 동안 우면산 터널을 지났다. 버스가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로 들어간 것은 봉하마을을 떠난 지 5시간17분 만인 오후 1시19분이었다.

김진경·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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