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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시니어, 한 방씩 먹고 먹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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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유명산장에서 시작된 지지옥션배. 지난해 5연승의 주역 차민수 4단(左)이 개막전에서 승리했으나 여성 팀의 2장 이하진 3단右이 차 4단의 연승을 막아냈다. 3국은 이하진 3단 대 정대상 9단. [한국기원 제공]

4월 29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의 유명산장에서 시니어 대 여자기사의 대결이 시작됐다.

지난 2년간 선풍적 인기를 모은 지지옥션배가 제3회 대회의 포문을 연 것이다. 만 45세 이상으로 구성된 시니어 팀의 선봉장은 지난해 5연승을 거두며 승리의 주역이 된 차민수 4단. 그에겐 두 얼굴이 있다. 왕년에 조치훈 9단을 꺾고 세계대회 8강까지 올랐던 바둑 고수로서의 얼굴이 하나, 그리고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이자 포커 고수로서의 얼굴이 둘. 이에 맞설 여류 팀의 선봉장은 입단 초년생 김미리 초단이다. 올해 벌어진 새내기들만의 대회에서 막강하기로 소문난 남자 초단을 격파했던 여자바둑의 최대 기대주다. 첫판의 저울추는 자연 ‘김미리 우세’로 기울었다.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차 4단이 김미리에게 무려 6집 반 차로 승리한 것이다. 곧이어 차민수 4단 대 이하진 3단의 제2국이 벌어졌다. 이 판의 예상은 차민수 우세. 바둑 실력을 떠나 포커 승부에서 단련된 차 4단의 승부사적 능력이 높이 평가됐다. 지난해 보여준 5연승의 괴력도 우연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반대였다. 힘 좋은 이하진 3단이 차 4단의 현란한 행마를 제압하며 불계승을 거둔 것이다,

지지옥션배는 1회 대회는 여자 팀이 압승했고 2회 대회는 시니어 팀이 압승했다. 프로기사들은 3회 대회의 멤버를 확인한 뒤 시니어 팀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데 결과는 어찌 될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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