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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 IMF핑계, 법정에 속보이는 선처호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IMF 때문에…. ' 구속을 면하려는 피의자들이 IMF 경기침체로 인한 불가항력적 범행임을 강조하는가 하면 피고인들도 재판부의 선처를 끌어내기 위해 사안마다 IMF를 들먹이고 있다.

이 증후군이 가장 심한 곳은 영장실질심사실. 전담판사들에 따르면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사범의 경우 예외없이 경기불황을 들어 관용을 호소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폭행.절도.음주운전 사범까지 IMF를 거론하고 있다.

“IMF 때문에 홧김에 술을 먹다 그만…” “IMF 이후 당장 먹고살기가 어려워 순간적으로….” 이들이 들먹이는 주된 변명이다.

최중현 (崔重現) 서울지법 영장전담판사는 “거의 모든 피의자들이 IMF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있고 변호인들도 주된 변론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재판이 진행중인 법정에서도 IMF는 단골 변론 메뉴. 安모 변호사는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된 40대 중소기업 사장을 변호하면서 변론요지서에 IMF구제금융까지 초래한 경기악화가 사채를 못갚게 된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도표로 설명했을 정도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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