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도입 서둘수록 손해…"신인도 높아진뒤 꿔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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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진영을 대표해 18일부터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비상경제대책위 대표단. 그들은 즉각적인 외자 (外資) 도입 계약보다 새 정부의 시장경제정책을 설명하는데 주력할 것 같다.

그만큼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외화창고의 바닥만 지켜보던 상황도 아닌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16일 "방미 (訪美) 대표단은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 신용평가기관들의 자세가 하루 하루 달라지는 점을 활용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미국계 은행 등이 한국에 '리보금리 (5.7%선) +6~8%' 의 고금리를 요구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방문단은 미국 금융계 관계자들에게 "고금리와 한국 정부의 지급보증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은 무리" 라며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의 이런 궤도수정은 정부가 외환 보유고 액수에 연연해 고금리 외자 도입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대통령 퇴임일까지 외환 보유고를 현재보다 3배 가까이 늘리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 며 정부의 서투른 무계획성을 꼬집기도 한다.

한편 김용환 (金龍煥) 수석대표는 일본을 거쳐 22일께 미국에 도착하고, 유종근 (柳鍾根) 대표는 대표단 귀국 후에도 미국에 더 머무르며 추가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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