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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조직책이탈' 몸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나라당 조직이 야당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의 온실 체질이 몸에 밴 탓인지 여기저기서 동요와 이탈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DJP의 위력이 거센 호남.충청지역에서 뚜렷하다.

그곳에선 지난 연말부터 위원장 6명이 탈당했다.

충북의 민태구 (閔泰求.진천 - 음성).이동호 (李同浩.보은 - 옥천 - 영동).김연권 (金演權.충주) , 전북 김주섭 (金柱燮.고창) , 전남 장성길 (張誠吉.순천갑) , 인천 조영장 (趙榮藏.서구) 위원장이 그들이다.

이동호위원장은 은행연합회 회장이고 김연권위원장은 건설회사를 경영하는 충주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조영장위원장은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옮겼다.

이를 놓고 당직자들은 "정권이동기의 현상" 이라고 씁쓸해한다.

새해부터 중앙당에서는 당직자의 월급.활동비.운영비 등 지구당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끊었다.

이런 사정은 위원장들을 더욱 흔들고 있다.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김홍렬 (金弘烈.서천) 위원장은 "지구당 관리할 힘이 없다" 며 사퇴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이에 부위원장들이 "후원회를 잘 꾸려 어떻게든 해보자" 고 붙잡아 2~3개월 한시적으로 뛰어보기로 했다.

충청권의 유일한 현역인 이완구 (李完九.청양 - 홍성) 의원은 14일 의원총회에서 "충청권은 조직이 붕괴되고 이탈하고 있다" 고 하소연했다.

이탈은 하부조직에서 늘고 있다.

대도시 지구당에서는 사업을 하는 협의회장 (洞責) 같은 고급당원들이 조직을 떠난다고 한다.

홍준표 (洪準杓.서울송파갑) 의원은 이런 사정으로 떠날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연말 지구당 부위원장.협의회장 30여명의 사표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우리 당도 구조조정을 겪는 것 아니냐" 는 말로 자위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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