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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경제 살려낼 것으로 믿어” “적들에게 손을 내밀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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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에선 지난 2월 13일부터 ‘오바마 번호판’을 팔고 있다. 번호판엔 오바마의 사진과 함께 ‘일리노이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Illinois Salutes President Barack Obama)’는 문구가 적혀 있다. 현재까지 1800개가 팔려 특별 디자인 번호판 판매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개당 50달러인 이 번호판은 2월 17일~4월 17일까지만 부착할 수 있어 유효기간이 이미 지났는데도 여전히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시카고는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16년 올림픽 유치와 고속철도 사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바마는 이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이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두 차례나 직접 홍보영상에 출연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여기다 시카고는 오바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중서부 고속전철 구축사업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시카고를 중심으로 세인트루이스·밀워키·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디트로이트·인디애나폴리스·캔자스시티 등 중서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이 사업은 10년 전부터 구상됐으나 예산 부족으로 표류하다가 오바마가 최근 공개한 도시 간 고속철도 구상에 포함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2.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캘리포니아는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한 뒤 가장 먼저 지원을 받은 주이기도 하다.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LA 시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소수계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며 “특히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리더상을 보여준 게 인상 깊다”고 말했다. LA 한인사회도 오바마 정부가 한인 동포를 잇따라 발탁한 데 고무돼 있다. 한인 2세로는 크리스토퍼 강(입법 관련 특별보좌관), 유진 강(대통령 특별보좌관), 벳시 김(국방부 연락담당관)이 백악관 및 행정부 요직에 등용됐다. 또 고흥주 예일대 법대 학장은 국무부 법률고문, 그의 형인 고경주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부학장은 보건부 차관보로 지명됐다. 한·미민주당협회 브래드 이 회장은 “아직 오바마 행정부에 한국계 장관이 나오지 않은 게 아쉽지만 한인사회도 주류 정치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3. 미국 보수의 자존심을 자처하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선 오바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보수 성향의 백인사회는 오바마의 외교정책과 경기부양책을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포사이스 카운티에 사는 엘리자베스 매콜은 “내 아들은 곧 아프가니스탄에 싸우러 가는데, 오바마는 미국의 적들에 악수의 손을 내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오바마의 경기부양책은 시민을 게으르게 만들고 성실하게 일하는 중산층에 과도한 세금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을 배출한 흑인사회는 여전히 오바마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흑인 회계사 로버트 하우스는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100일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다”며 “아직 오바마 대통령을 굳게 믿고 미국인들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지사=노재원 기자
애틀랜타 지사=이종원 기자
LA 지사=장연화 기자jwr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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