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청력검사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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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모든 신생아들에게 청력 선별검사 (screening test) 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는 선천성 청력장애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 권위 있는 소아과학회지인 피디애트릭스 신년호에 실린 이 주장은 미국 콜로라도주 소아과의사등이 지난 92~96년 이 주 (州) 의 26개 병원에서 태어난 4만1천7백96명의 신생아에게 청력 선별검사를 시행하여 89명의 선천성 청력장애 환자를 발견해 낸 것을 토대로 한 것. 만약 이 선별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유아들은 평균 두돌 반이 돼서야 비로소 청력장애 진단을 받게 돼 선천성 청력장애아들은 이미 심각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것. 영아기는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결정적인 시기. 통상 영아들은 돌 전에 청력장애 진단을 받지 않으므로 청력 장애가 있는데도 모르고 지나치기 쉽다는 것. 청력 장애를 방치하면 언어발달이 안되는 것은 물론 지능발육도 저해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미 미국에선 95년부터 국립보건원을 중심으로 모든 신생아에게 청력장애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서울대의대 이비인후과 장선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대학병원에서 청력장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신생아에게만 청력검사를 하고 있는 상태" 라고 말했다.

고위험군에 드는 신생아들은 출생시 저 (低) 체중아.저산소증에 빠졌던 신생아, 선천성 감염.머리부위의 선천성 기형.청력장애 가족력을 가진 이들. 실제로 장교수팀이 고 (高) 위험 신생아 40명을 대상으로 청력검사를 한 결과, 20%에 해당되는 8명이 청력장애 환자로 밝혀지기도 했다.

통상 고위험군 신생아를 대상으로 청력검사를 했을 때 발견되는 청력장애환자는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 결과적으로 선천성 청력장애 환자의 절반은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은 채 나이가 들 때까지 방치된다.

장교수는 "우리나라도 최소한 해마다 6백 명 이상의 선천성 청력장애환자가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모든 신생아에게 선천성 청력장애 선별검사를 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현재 신생아 청력 선별검사 방법으로 사용되는 클릭유발 이음향방사 (耳音響放射) 검사비용은 1만원 정도다.

황세희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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