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비웃는 신창원의 행적…차 5대 훔쳐 50여차례 절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탈옥 무기수 신창원 (申昌源) 은 한마디로 '기는 경찰에 뛰는 도망자' 다.

지난해 1월20일 부산교도소 복역중 감방내 화장실 환풍구의 창살을 쇠톱으로 자르고 탈옥한 이후 申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철저한 신분위장이었다.

한 달 뒤인 2월 중순 천안시 한 가정집에서 金모 (33) 씨의 주민등록증과 면허증을 훔쳐 金씨로 위장한 申은 이후에는 '신상우' 라는 가명을 쓰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같은해 3월 다방종업원 全모 (30) 씨와 동거를 시작하며 은신처를 확보한 申은 이때부터 도피자금 마련을 위한 본격적인 제2의 범죄 행각에 나섰다.

경찰 조사결과 밝혀진 것만 해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서울.천안.성남.정읍시 등 전국을 오가며 5대의 승용차를 절취했고 역시 훔친 번호판을 부착해 경찰의 검문을 피했다.

申은 검거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동거녀 全씨와 유성온천과 용인 에버랜드 등 전국 유원지로 놀러 다녔고 그때마다 절도로 유흥비를 마련했다.

경찰이 추정하는 申의 절도 횟수는 탈옥 이후 대략 50여건이다.

그러나 申은 그동안 단 한번도 절도에 따른 경찰의 추적에 걸려들지 않았고 이번까지 세차례나 결정적인 순간에 경찰을 따돌리는 '수완' 을 발휘했다.

申은 지난해 10월30일 충남천안시목천면서정리 한영빌라A동201호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노출된 낌새를 채고 달아났다.

이어 두달후인 12월30일에도 申은 경기도평택시신장1동 남정빌라5동302호에 숨어 있다 경찰의 급습을 흉기를 휘둘러 간단히 벗어났다.

申은 89년 3월24일 오후8씨쯤 서울성북구 정모씨 집에 침입, 3천2백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뒤 정씨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같은해 9월 구속기소돼 1심부터 3심까지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었다.

엄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