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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마다 재활용교실을 열자" '옷은행'운영 이영성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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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집집마다 입지않고 쌓아두는 옷이 대개 10벌 이상은 될 것입니다.

입던 옷을 나눠 입는 것은 재가공을 하지 않더라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재활용입니다.”

경기성남시중동 제2복지회관에서 '서로 사랑 옷 은행' 을 운영하는 이영성 (李英成.58) 씨. “지금까지 헌 옷가지를 소각장에서 마구 태웠지만 쓰레기 소각장 하나 짓는 비용이면 전국 시.군.구마다 중고 생활용품을 물물교환하는 옷 은행이나 녹색가게 한 곳씩 열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한다.

이 곳 옷 은행은 입던 옷 3벌을 가져오면 '옷 통장' 을 발급받아 자동으로 회원으로 가입된다.

회원이 되면 한 벌에 1천원씩의 성금만 내면 양복.바지 할 것 없이 어떤 옷이든 가져갈 수 있다.

李씨는 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일보와 YMCA가 시작한 '녹색가게 (상설 알뜰매장) 운동' 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李씨는 또 “어린 학생들부터 재활용과 재사용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학교마다 재활용 교실부터 만들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교복.책.학용품 등을 모아 재활용 교실에 전시하고 원하는 학생들이 가져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교복은 그 학교 내에서만 재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 벌에 10만원이 넘는 교복을 따로 마련하기 보다는 선배들로부터 물려 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한 벌을 새로 구입하고 한 벌은 물려 입는다면 세탁 등에서 편리하고 성장이 빠른 학생들이 몸에 맞는 교복을 입을 수 있게된다.

李씨는 “학교 점심시간을 이용, 자원봉사 학생들이 재활용 교실을 운영하도록 하면 될 것” 이라며 “약간의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도록 해서 얻어진 수입은 불우 학생들을 돕는 데 사용해도 좋을 것” 이라고 말한다.

특히 재활용.재사용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는 '도덕 점수' 를 높여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장난감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졸업식 때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 1~2점을 유치원에 기증하고 이를 지역 주민에게 무료로 나눠주자는 아이디어다.

경기도의회 의원이기도 한 李씨는 또한 “동사무소가 주민 공동생활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고 지적한다.

행정단위 개편이 이루어져 동사무소가 폐지된다면 기존의 동사무소는 장례식.예식장.회갑장소나 재활용.재사용을 위한 장소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 李씨는 또 구청마다 '한복 재활용센터' 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두번 입고 버리는 어린이 한복 등을 서로 교환해 재활용하면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교 운동장도 알뜰시장 행사를 통해 지역 주민의 마음을 모으는 장소가 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마음의 벽을 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4천여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서로 사랑 옷 은행' 은 주부들의 자원봉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매달 30만~50만원 정도의 수익금은 장학금이나 불우노인 돕기에 사용된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성남지회의 역할도 맡고 있는 이 곳에서는 지난 5년 동안 35만점 이상의 옷을 거둬들여 르완다.탄자니아 등에 보냈고 최근에는 북한에도 보내고 있다.

이 곳은 평일 오후 2시~6시, 토요일에는 오전 10시~오후 2시에 문을 연다.

0342 - 41 - 3568.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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