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리크 부스케가 남자 자유형 50m 세계신기록(20초94)을 수립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몽펠리에(프랑스) AP=연합뉴스]
당시 미국과 프랑스는 대접전을 펼쳤다. 미국은 세 번째 영자 쿨런 존스가 프랑스의 프레데리크 부스케에게 밀려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마지막 영자 제이슨 리작(미국)이 알랭 베르나르(프랑스)를 간발의 차로 제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 미국과 2위를 한 프랑스의 기록 차는 단 0.08초. 초조하게 풀 밖에서 동료를 응원하던 미국의 첫 번째 영자 마이클 펠프스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야수처럼 포효하며 기뻐했다. 펠프스는 이날 계영 우승으로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결국 사상 첫 올림픽 8관왕에 올랐다. 미국이 계영 400m에서 프랑스에 금메달을 내줬더라면 펠프스의 8관왕 도전은 물거품이 됐을 것이다.
그리고 2009년 4월. 이번에는 프랑스 남자 수영이 미국에 ‘선전포고’를 했다. 프랑스 계영팀 마지막 영자였던 베르나르가 자유형 100m에서 ‘마의 47초 벽’을 깼고, 세 번째 영자였던 부스케는 자유형 50m에서 사상 처음으로 21초 벽을 깨며 잇따라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부스케는 “프랑스의 기록이 미국에 좋은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프랑스와 미국은 7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계영 400m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펠프스의 세계선수권 8관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스케는 27일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0초94로 세계신기록(종전 21초28·호주 이먼 설리번)을 세웠다. 이번에도 21초 벽을 허문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베르나르는 21초23으로 2위를 차지했다. 부스케는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로마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자유분방 프랑스, 화제도 풍성=부스케는 세계신기록 직후 여자친구이자 프랑스 수영 대표인 로르 마나두(사진)와 진한 키스를 나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인 마나두는 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춰 ‘수영 잔다르크’로 불리지만, 자유분방한 사생활 때문에 스캔들 메이커로도 유명하다.
이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