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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밀가루·만두등 거품 빼기로 손님끌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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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유명 청바지 메이커인 일경물산 명동대리점. 이곳 매장에는 연초부터 한벌에 6만9천9백원짜리 베이직.게스 청바지 신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기존 제품이 11만~1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30~35% 싼 셈이다.

고객 金모 (20.여) 씨는 "장식만 조금 다를 뿐 원단.디자인이 기존 제품과 거의 비슷한데도 값이 훨씬 싸다" 고 말했다.

일경 김형일 (金炯逸) 사장은 "수억원에 달하는 모델료와 광고판촉비.회사측 마진 등을 줄여 가격을 9년전 수준으로 내렸다" 고 설명했다.

닉스를 만드는 태승트레이딩 등 다른 청바지 메이커들도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 조만간 10만원짜리 대신 7만~8만원대 제품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환율 상승을 이유로 대부분 경쟁적으로 물건 값을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가격을 내리는 곳도 있다.

잔뜩 끼인 거품을 빼고 있는 의류업계가 대표적이고, 일부이긴 하지만 식품.세제 등 생필품도 포함돼 있다.

일반 밀가루나 라면값은 20~30% 올랐지만 '우리밀' 은 1㎏짜리가 2천7백원에서 2천2백원, 우리밀라면은 7백50원에서 6백원으로 20% 이상 값이 내렸다.

정육점 모임인 축산기업중앙회도 7일 산지 소값 하락을 반영, 일선 정육점에서도 쇠고기값을 10%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 해태슈퍼마켓 매장에서 팔리는 풀무원 참마루 교자만두도 한봉지 (9개들이)에 2천원에서 1천5백원으로 인하됐다.

풀무원 관계자는 "최근 생산공정을 증설, 원가절감 요인이 발생해 납품가를 낮췄다" 고 설명했다.

훼미리마트도 자체 마진을 줄여 일부 제품값을 내렸는데, LG화학 세제 한스푼의 경우 가격이 8천3백원에서 6천8백원으로 떨어졌다.

남성복 브랜드인 갤럭시.마에스트로.트래드클럽 등도 가격이 최고 50%까지 떨어졌다.

LG패션 마에스트로 순모코트의 경우 종전 60만원짜리를 지금은 30만원에 살 수 있다.

LG패션 관계자는 "재고를 안고 가기보다 원가에라도 팔아 자금회전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 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안경.건강식품.꽃값 등도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10% 이상 내렸고 음식값도 거품이 빠지고 있다.

김태진·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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