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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진갑용 뒤집고 오승환 지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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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27)의 목표는 ‘0’이다.

오승환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09 프로야구 KIA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던 중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시즌이 시작되면 주위에서 몇 세이브가 목표인지 물어본다. 그럴 때마다 난감하다”며 “내 목표는 세이브를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블론 세이브를 한 개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이브 숫자는 팀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마무리 투수의 팀 공헌도는 블론 세이브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데뷔 2년째이던 2006년 47세이브를 올리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구위가 조금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2007년 40세이브, 지난해 39세이브를 올리며 구원왕을 3연패했다.

그의 질주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삼성 진갑용이 8회 말 투런 홈런을 터뜨려 6-5로 역전하자 오승환이 재빠르게 몸을 풀기 시작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최고 시속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를 뿜어냈다. 대타 김선빈과 이현곤을 헛스윙 삼진, 김원섭을 2루 땅볼로 잡았다. 시즌 6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오승환은 이용찬(두산·5세이브)을 2위로 밀어내고 구원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오승환은 지난달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썩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직구·슬라이더 외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며 단조로운 투구패턴을 극복했고, 등판이 잦아질수록 직구 스피드도 올라왔다. 이 덕분에 올 시즌엔 블론 세이브를 하나도 기록하지 않고 있다.

6-5로 역전승한 삼성은 10승(7패)을 돌파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반면 KIA는 최희섭이 3회 시즌 7호 솔로 아치로 홈런 단독 선두에 나섰으나 또다시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부산 사직구장에선 LG가 7-6으로 앞선 8회 초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됐다. 롯데는 5연패에 빠졌다. 잠실(두산-한화), 인천(SK-히어로즈) 경기는 비로 연기돼 27일 오후 6시30분 치러진다.

대구=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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