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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캠페인 '녹색가게운동'…다시 써 '알뜰' 나눠 써 '따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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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해 서울YMCA (기독교청년회)가 문을 연 서울 서초.은평.동대문, 경기도 과천 등 네 곳의 녹색가게는 최근 불어닥친 경제난 속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녹색가게에서는 가전제품이나 옷가지.장난감.그림책.소품 등 중고 (中古) 생활용품을 다른 것으로 교환하거나 필요한 것을 1천원 정도의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시대에 알뜰살림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중앙일보와 YMCA는 98년 한햇동안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재사용.재활용을 통해 환경문제도 해결하자는 '녹색가게 운동' 을 공동 주최로 추진한다.

또 서울YMCA가 주관하고 환경부가 후원한다.

◇ 녹색가게란 = '유리컵.티셔츠 1백원,가죽지갑 2백원, 양복 한 벌 3천원, 운동화 5백원. ' 서울 서초구민체육센터.녹번 종합사회복지관.동대문 구민체육센터, 경기도 과천시민회관내 녹색가게의 가격표다.

녹색가게는 주민들이 중고 생활용품을 기증하고 거기에 해당하는 가격의 쿠퐁을 받거나 원하는 물건으로 교환해 가는 장소다.

직접 돈으로 물건을 사 가기도 한다.

돈으로 구입할 경우는 1~2 가지로 제한한다.

은평 녹색가게 장은경 (張恩璟) 씨는 "녹색가게는 상업적으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재활용품을 가져올 경우에만 교환해 갈 수 있다" 고 말한다.

각각 30여명의 주부 자원봉사자들이 오전.오후 2교대로 운영하는 녹색가게는 평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문을 연다.

토요일은 오후1시30분에 문을 닫는다.

이들 녹색가게는 개장 이래 각각 두 달간 4천명 이상, 하루 평균 1백~3백여명의 주민들이 다녀갔다.

◇ 어떻게 전국에 확대하나 = YMCA는 전국 지회나 참여를 원하는 지자체.시민.환경단체 등과 함께 98년 한해 동안 전국 1백개 지역에 녹색가게를 열 계획이다.

녹색가게는 지역회관이나 공공건물 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출입하는 10평 이내의 공간과 5백만원 정도의 시설비만 확보되면 YMCA와 협의해 열 수 있다.

서울YMCA와 새로 참여하게 될 주관단체에서는 운영방법 안내와 자원봉사자 교육, 다양한 기획행사 등을 맡게 된다.

◇ 어떤 사업을 하나 = 상설 알뜰매장이 기본사업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기획행사를 다채롭게 가질 예정이다.

▶녹색가게가 없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이동 녹색가게 ▶백화점내 벼룩시장 운영 ▶컴퓨터 통신을 이용한 온라인 (On - line) 녹색가게 ▶연예인 의류 경매전.골동품전.어린이 완구전.도서교환전 등 '테마 녹색가게' ▶집안 대대로 물려오는 생활 소품을 전시하는 자린고비전 (展) ▶명사 (名士) 들과 함께 하는 알뜰시장 ▶피서용품 알뜰시장 등이 그것이다.

또한 ▶교복.교과서 물려주기▶일회용 컵 대신 자기 컵 갖고 갖고 다니기▶녹색휴가 보내기▶고물상 되살리기 등의 캠페인도 전개한다.

이와 함께 ▶녹색가게 운영지침서 발간▶지자체 녹색가게 조례 제정 운동▶지역 녹색가게 연합회 구성▶이삿짐 정보센터 개설▶세미나.좌담회.정책협의회 개최▶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환경.소비 교육 등의 사업도 벌인다.

녹색가게 설치를 원하거나 기획행사 참여를 원하는 단체.지자체는 서울YMCA와 협의하면된다.

◇ '지역환경센터' 의 기능까지 = 녹색가게는 환경친화적인 소비생활, 즉 녹색소비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데 최종 목표를 두고 있다.

중고 생활용품 물물교환 장소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환경센터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린이.소비자에 대한 환경.소비자 교육 등도 하게된다.

환경친화상품 (환경마크상품) 의 전시.판매도 한다.

실무책임자인 서울YMCA 신종원 (辛鍾元.39) 시민중계실장은 "이 운동을 통해 자원봉사 정신을 확산시키고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간의 협력을 통한 주민자치제 확립 등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고 전망했다.

◇ 왜 이 사업을 하나 = 앞으로 다가올 저성장 시대의 소비문화는 '아.나.바.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와 같은 재사용.재활용이 기본이 되어야 가계를 꾸려나갈 수 있다.

그동안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드물 정도로 '새것 병 (病)' '고급품 병' 에 걸려 과소비 현상을 보였다.

쓸만한 생활용품을 마구잡이로 버려 허약한 경제 체질의 바탕이 됐고 쓰레기 문제까지 낳았다.

자원절감.소비절약.환경친화적 소비생활을 목표로 하는 녹색가게는 이러한 잘못된 소비 풍토를 혁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중앙일보는 녹색가게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올 한해 환경 캠페인 주제로 선정, YMCA와 공동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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