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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식활어, 미국 수출 길 열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경남 남해안에서 양식된 활어가 미국에 첫 수출 된다. 이 활어는 특수제작된 수조에 넣어져 부산항을 출발해 10여일간 운항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수송된다.

23일 경남도에 따르면 거제어류양식협회는 24일 오전 거제시청에서 미국의 수산물 수입업체인 세븐시즈 씨푸드(이하 씨푸드)와 활어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수출 물량은 매월 50t씩 연간 600t(한화 약 50억원 상당)이며, 2년간 계약한다. 수출 어종은 넙치·조피볼락·감성돔·농어로 결정됐다.

연간 수출 600t은 지난 한해 우리나라가 중국·일본 등에 수출한 활어 5960t의 10%에 가깝다. 경남에서 지난해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수출한 활어 952t의 63%에 이르는 물량이다. 경남에서는 연간 3만8408t(2008년 기준)의 활어를 생산하고 있다.

경남은 지금까지 미국에 굴·멍게·김·붕장어·피조개 등을, 활어는 일본·중국에 수출해왔다. 활어는 제주도가 미국에 많이 수출하고 있다.

이번 수출은 미국 주재 경상도 통상관(강광일·52)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그는 씨푸드가 경남의 양식어류 수입을 원한다는 정보를 얻고 2개월간 씨푸드 업체 관계자를 설득했다. 남해안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청정해역’으로 지정받은 점을 강조해 설득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경남도 어업진흥과 하해성씨는 “2년 뒤 수출물량과 계약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소비부진, 경영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양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기초조사를 거쳐 내년까지 경남수산물의 공동브랜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씨푸드 측은 활어를 자체 개발한 특수수조로 운반한다. 이 수조를 화물선에 실어 부산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10일, 통관·하역에 5일 걸려 수송한다.

수조에는 어류 폐사를 막기 위해 수온조절기·산소공급기·정화기 같은 장치가 달려있다. 바다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야 폐사가 적기 때문이다.

씨푸드는 수년 전부터 수입 중인 제주도 활어 수송에도 이 수조를 이용하고 있다. 씨푸드 측은 그러나 수조의 크기·형태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미국에 도착한 활어는 주로 중국·일본·한국 식당에 회나 해산물 요리에 사용된다. 요즘은 미국인도 회를 즐기는 편이어서 상당량이 미국 레스토랑에 공급될 것으로 경남도는 보고 있다.  

창원=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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