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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검은 재앙’ 씻고 부활의 꽃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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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충남 태안군 안면도는 해수욕장과 드넓은 소나무 숲으로 잘 알려져 있다.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12개나 되고 꽃지해수욕장 인근에 자리잡은 3384ha의 소나무 숲에는 지름 30㎝ 이상의 소나무 16만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소나무 숲 바로 옆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안공원과 수목원(79만3000㎡)에서 화려한 꽃잔치까지 펼쳐진다.

1억2만여 송이의 꽃이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뽐내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24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27일 동안 열린다. 2002년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올해 주제는 ‘꽃, 바다 그리고 꿈’. 23일 현재 110만 장의 입장권이 예매됐다. [태안=오종택 기자]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www.floritopia.or.kr)’가 ‘꽃, 바다 그리고 꿈’이라는 주제로 24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27일 동안 열린다. 안면도 꽃박람회는 2002년 이후 7년 만에 열린다. 올 박람회는 2007년 12월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침체된 ‘태안 지역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지난해 태안 지역 30여 개 해수욕장 이용객은 180여만 명으로 2007년에 비해 86.4% 감소했다. 수산물 어획량도 4329t으로 10% 이상 줄었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기름 유출로 황폐화한 태안 지역이 주민과 자원봉사자의 노력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행사”라고 했다. 안면도 송인형 방포어촌계장은 “태안을 찾는 관광객들은 꽃도 구경하고 푸름을 되찾은 바다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에는 국내 화훼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자는 취지도 담겨 있다. 국내 화훼 재배 면적은 2007년 7508ha로 2005년(7950ha)에 비해 5.5% 줄었다. 한국화훼협회 김진섭 충남지회장은 “박람회를 통해 꽃 소비 문화 확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태안을 도우려는 마음이 모아져 입장권 예매량이 당초 목표(77만 장)를 훨씬 넘어 110여만 장이 팔렸다. 꽃박람회 조직위원회 권희태 사무총장은 “110만 명이 입장했을 때 8000명의 고용 창출과 1600억원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박람회장은 7개 실내 전시관과 15개 야외 정원으로 꾸며져 57종 1억2만여 송이의 꽃을 감상할 수 있다. 7개 실내 전시관은 ▶플라워 심포니관(주제관) ▶꽃의 미래관 ▶꽃의 교류관 ▶야생화관 ▶꽃음식 전시관 ▶농협관 ▶양치류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주제관에선 100만 송이 꽃으로 장식한 꽃터널(길이 12m)과 기적의 손(높이 4.5m)을 만날 수 있다. 기적의 손은 3만 송이로 만든 꽃 조형물이다. 꽃터널과 기적의 손은 자원봉사자의 땀과 정성이 피어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희귀식물로는 불에 타도 꽃을 피우는 ‘그래스 트리(Grass tree)’가 있다. 꽃이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아이스크림 튤립’과 세상에서 가장 큰 씨앗인 ‘쌍둥이 야자씨(지름 35㎝·5㎏)’도 색다른 전시 식물이다.

15개 야외정원에는 초화(草花)류 94만1000여 본(52종)과 구근(球根)류 37만8000본(백합 등 5종) 등 모두 132만 본이 자태를 뽐낸다. 태양 조형물과 튤립 15만 본으로 장식한 일출정원과 32종의 다양한 장미를 심은 장미원도 눈길을 끈다.

꽃지해안공원 전시장 입구에는 국보 1호인 숭례문의 조기 복원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숭례문 토피어리’를 실물의 절반 크기로 만들었다. 문화재청의 조언을 받아 원형에 가깝게 제작된 토피어리 숭례문은 팬지와 루피너스 등 다섯 가지 꽃 6만여 송이로 꾸며졌다.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는 24일 오전 9시 일반에 개방한다. 입장료는 1만5000원이며, 단체의 경우 최대 40%까지 할인된다. 안면도 꽃박람회 입장권을 구입하면 경기도의 고양국제꽃박람회도 관람할 수 있다. 태안군 범군민박람회지원협의회는 바가지 요금 피해를 막기 위해 숙박업소나 음식점 출입구에 가격 표지판을 내거는 ‘가격표시제’를 실시한다.

태안=김방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알려왔습니다

“안면도 꽃박람회 입장권을 구입하면 경기도 고양국제꽃박람회도 관람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 (재)안면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는 “안면도·고양 꽃박람회 공동 입장권을 구입하면 2개 박람회를 동시에 볼 수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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