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가 해낸다]2.이종범…일본 열도 정복 '용트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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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호랑이 해에 '야구천재' 이종범 (28.주니치 드래건스) 은 호랑이 유니폼을 벗고 현해탄을 건너간다.

지난해 10월22일 LG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이 벌어진 광주구장. 이종범은 1 - 1 동점을 이룬 7회말 LG 이상훈으로부터 짜릿한 역전 투런아치를 그려낸 뒤 두팔을 번쩍 치켜들고 해태 유니폼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러나 이종범은 국내 무대에서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일본프로야구 진출이란 변신을 결심했다.

사실 이종범에게 일본프로야구는 어릴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야구에 문외한인 부친 이계준 (69) 씨는 광주 서림초등학교 3년때 야구를 시작한 아들을 이른 새벽부터 깨워 아침운동을 시킨 뒤 훈련이 끝나면 '과학하는 야구' 라는 일본 서적을 번역해 읽어줬다.

이 책을 통해 이종범은 철저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일본야구에 흠뻑 빠졌고 국내 최고자리에 오른 뒤 일본프로야구 정복이란 꿈을 키워왔다.

그리고 18년만에 그 꿈을 실현시켰다.

이종범은 일본입성 첫해의 목표를 ▶주전 유격수 자리 확보 ▶2할7푼~2할8푼대의 타율 ▶도루는 30개 정도로 잡아놓고 있다.

특히 그동안 약점을 보인 바깥쪽 변화구에 대응하기 위해 대비책을 마련했다.

일단 타석에서 욕심을 버리고 포볼로 많이 출루해 일본투수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거나 밀어치기 타법으로 돌파한다는 생각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종범은 야구센스가 뛰어나 일본야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특히 포지션이 유격수로 낙점된다면 자신감까지 붙어 타율과 도루에서 세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수영장과 무등경기장을 오가며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는 이종범은 “한국에서는 최고였으나 일본에서 신인이라는 자세로 열심히 땀흘려 결코 고국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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