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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사회]KBS 신년다큐 '한반도 탄생 30억년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땅이 움직인다” 거나 “한반도는 열대였다” 같은 학술적 주장을 방송용 다큐멘터리로 만든다면? 두가지 난관이 제작진을 기다릴 것이다.

우선 주제의 성격상 시청자가 따분하지 않도록 보는 재미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IMF한파 속에서 '뜬금없이 웬 지질시대' 같은 냉담한 반응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부담때문인지 KBS가 선보이는 신년 특집 다큐멘터리 '한반도 탄생 30억년의 비밀' 시사회장은 여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출 김무관PD는 "유구한 한반도의 지질사를 통해 경제난으로 위축된 사람들에게 불굴의 한국정신을 복돋우고 싶었다" 고 취지를 강조했다.

신년 1월 4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8시에 KBS1TV '일요스페셜' 을 통해 방송될 '한반도 탄생…' 은 '적도의 땅' '공룡들의 시대' '불의 시대' 등 세편으로 나눠져 있다.

전편을 공개한 1부 '적도의 땅' 편은 한반도의 유래를 파고든다.

46억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지구에서 한반도는 고생대 기간 (약 5억7천만년전~2억5천만년전) 동안 적도 부근의 해저에 있었다.

'일요스페셜' 팀은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고지자기 (古地磁氣) 와 열대에 분포하는 삼엽충 화석 그리고 따뜻한 바다에서 나타나는 석회암층등을 통해 이 사실을 입증해 간다.

제작진은 당시 바다밑 풍경과 석회암층의 성장과정을 화려한 3차원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음향을 통해 흥미롭게 재현해 냈다.

하지만 바다지층이 올라와 현재의 한반도가 존재한다면, 같은 원리로 생성된 히말라야 지역의 바다화석 또는 석회암층을 카메라에 담아 비교하는 식의 '현장정신' 없이 요란한 특수영상으로 대체하는 편법의 남용은 제작기간과 예산의 어려움을 감안하더라도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한다.

자문을 담당했던 조문섭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는 "밀착취재가 아쉬웠지만 척박한 제작여건 속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조명하는 다큐에 도전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 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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