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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천명꼴 실직…경기선행지수 9개월만에 첫 하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지난 11월 한달 동안 실업자가 하루 4천명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사이 증가폭으로는 87년 2월 14만명이 늘어난 이후 10년9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경기동향을 가늠케 해주는 생산.투자지표들에도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제조업 공장가동률이 74.8%로 대규모 파업사태가 있었던 91년 6월 (74.7%)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민간 기계수주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나 줄었으며 기계수입액도 21.8% 감소, 불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IMF 구제금융의 여파가 실업률과 경기지표들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중 산업활동 동향' 에 따르면 실업자는 57만4천명으로 한달 전보다 12만2천명이 늘었다.

이에 따라 실업률 (계절조정치) 도 2.9%로 뛰어올라 전달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실업률 상승폭은 지난 82년 11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다.

한달 사이 늘어난 실업자를 유형별로 보면 직장에 다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7만4천명이었으며 대학졸업 예정자나 주부 등 새로 직장을 찾아 나섰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이 4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에서 1만9천명 ▶제조업 1만8천명 ▶도.소매업 1만7천명 ▶공공서비스업 1만명 ▶금융.운수업 7천명씩 실업자가 늘었다.

민간소비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도.소매 판매액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증가에 그쳤으며 내수용 소비재출하액은 같은 기간 3.5%가 줄었다.

내수가 부진하자 재고도 갈수록 늘고 있다.

재고증가율은 지난 7월 10.2%를 기록한 이후 9월 4.7%까지 떨어졌으나 11월에는 9.7%로 껑충 뛰었다.

게다가 약 반년 뒤의 경기를 예측케 하는 선행종합지수가 전달보다 1.1% 떨어져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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