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제대로 버리자 <중> 기한 지난 약 400봉지 나온 집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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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건강보험 가입자 중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하는 40여만 명이 우선 대상이다. 큰 병이 아닌데도 병원을 자주 방문하는 8만 명과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3만6000명은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방문해 보관 중인 약을 점검하기로 했다.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는 노인 등 30만 명도 직원이 등급 평가를 위해 방문할 때 안 먹는 약을 수거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 박희두 파트장은 “만성질환 환자나 노인은 출처를 모르는 약을 다량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2000㎏ 이상의 약이 수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최근 경기도 안양의 주부 신모(56)씨 집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언제 처방받았는지 모르는 당뇨병약을 63봉지 보관하고 있었다. 장기요양보험 평가를 위해 경기도 양주에 사는 이모(75) 할머니를 방문한 직원도 유효기간이 지난 관절염약을 400봉지나 수거했다.

의약품을 그냥 버리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처리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본지 여론조사팀이 9일 전국 성인 남녀 52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의약품을 마구 버리면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80%가 ‘약을 버릴 때는 쓰레기통에 버리겠다’고 답했으며 ‘약국에 가져다 줄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1%에 그쳤다.

김은하·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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