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일본의 영컬처]下. 소그룹문화로 달린다…일본 영컬처 문화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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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현재 일본의 영 컬처는 성인들에게는 균질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쪽은 각자가 좋아하는 취미의 영역으로 세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이를 두고 일본에는 각종 문화 매니어가 많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거리를 배회하는 여중고생을 일컫는 소녀파는 좀 특이하다. 레슬링·권투 등을 즐기는 격투기파는 스티리트파이터·버추어파이터 등 게임 매니어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명의 연예인을 대상으로한 아이들파,어린소녀를 등장시킨 성애물(만화·소설등) 로리콘파뿐 아니라 의미여부를 떠나 무엇엔가 열광을 하는 엔스파도 있다. 야오이파는 우리말로 ‘굴곡없고 결말없고 의미없음’의 일본어 합성어로 슬램덩크 남자 주인공들의 연애내용이 이에 해당한다. DJ파는 두대의 턴테이블로 음악을 합성하는 디스크자키를 지향하는 집단들이다. 오거나이저파는 샘플링·리믹스를 이용해 작곡을 하는 그룹들. 인디스 미디어파는 개인차원의 잡지·방송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아트파는 주로 팝아트나 컴퓨터그래픽적인 표현을 즐긴다. 여기다가 뉴트럴파는 착실한 청소년들이고 가면파는 뉴트럴파를 가장한 불량학생들을 가리킨다. 한국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시선은 무시하지만 서로간에는 심하게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유행에 민감한 것은 그 때문이다. ‘튀고 싶다’는 의식이 남보다 먼저 유행을 좇게 만든다. 거기엔 주위로부터 자신의 세련됨을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깔려 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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