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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회원권값 호랑이 등에 탔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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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급락세를 보이던 회원권 가격이 급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19일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전국의 골프장 가격은 올해 초에 비해 평균 30% 이상 올랐다. 1분기에만 29%의 상승세를 보이더니 4월 들어서도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얼마나 올랐나=올해 초 93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경기도 용인의 한성 골프장이 1억73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을 비롯해 뉴스프링빌(경기도 이천) 골프장도 같은 기간 1억37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9300만원이나 올랐다. <표 참조>


회원권 가격이 오른 것은 10억원을 넘는 이른바 ‘황제 회원권’도 마찬가지다. 가평베네스트가 1월 초 9억원에서 13억원, 남부(경기도 용인)도 12억2000만원에서 14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회원권 시세 바닥 치고 반등=회원권 가격이 올 들어 크게 오른 것은 무엇보다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회원권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초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갈 곳 없는 돈이 많이 풀린 것도 회원권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시작되면서 적잖은 개인과 법인이 회원권 구입에 관심을 보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송용권 실장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인식이 퍼진 데다 ‘3월 위기설’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회원권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해석했다. OK회원권거래소 김종길 사장도 “회원권은 주식과 달리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번 상승세를 타면 가파르게 오르는 게 특징이다. 시중에 매물이 소진됐기 때문에 돌발 악재가 없는 한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수요자라면 매수 고려할 만=전문가들은 회원권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지만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많다. 송용권 실장은 “2분기에는 일시적인 조정을 겪을 수도 있지만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OK회원권 김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좋아졌지만 골프장 회원권 시장에 봄이 도래했는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그렇지만 주말마다 라운드를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권유했다.

그러나 한국레저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회원권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소장은 “골프장이 해마다 50개 가까이 늘고 있어 골프장 회원권이 단순한 이용권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전히 회원권 가격에는 거품이 많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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