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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올리고, IMF는 내리고 … 한국경제 전망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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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주요 국제기구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빠른 잰걸음 회복을 예상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게걸음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의 2월 CLI가 94.5로 전달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CLI가 전달보다 상승하면 6~7개월 뒤 경기가 회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2월 CLI 상승폭 1.6포인트는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크다.

CLI가 상승한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0.5포인트)·이탈리아(0.4포인트)·터키(0.3포인트) 등 8개국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상승폭이 가장 커 6개월 뒤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OECD 회원국 평균치는 92.0으로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선진 7개국(G7) 역시 0.8포인트 떨어졌다. 이 때문에 OECD는 “주요 국가 경제가 여전히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개선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징후는 국내 일부 경제지표에서도 감지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광공업 생산이 전달보다 증가하고,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이후 금융시장도 안정되고 있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침체를 벗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시각은 달랐다. IMF는 22일 발표하는 세계 경제전망(수정치)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더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2월에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4%, 내년 4.2%로 전망했다.

아직 내년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원래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처음 예상했던 ‘V’자형 회복보다는 회복에 시간이 한참 걸리는 ‘U’자형 경기 흐름을 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IMF는 한국뿐 아니라 전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도 계속 낮추고 있다. 1월에 3%로 예상했다가 3월에는 1.5~2.5%로 낮췄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수출과 수입 등 대외 부문의 비중이 80%를 넘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의 성장률도 동반 하락할 수밖에 없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경기에는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경기를) 낙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경기선행지수(Composite Leading Indicator)=OECD가 개발한 경기 전망 지표. 산업활동과 주택동향, 금융·통화 현황, 국내총생산(GDP) 등의 흐름을 복합적으로 따져 산출한다. 지수 증감률로 6~7개월 뒤 경기 방향을 예측한다. CLI가 100 미만이지만 전달보다 상승했다면 경기 회복을, 하락하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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