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젊은 박물관으로 재탄생할 겁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온양민속박물관은 올해로 개관 31년째를 맞았다. 새로운 도약을 향한 김은경 관장의 의욕이 당차다.

-예상외로 박물관이 규모가 있다.

“부지가 2만 5000평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이고, 소장유물도 2만 여점이니 둘러 볼만하다. 관람 안내를 받으면 본관(3개 전시실)구경에 1시간 정도 소요된다.”

-2만 여점 유물을 어떻게 수집했나.

“아버지(설립자 김원대)와 고모들이 직접 모았다. 골동품 수집도 안하던 분이 어느 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해서 어리둥절하긴 했다. 그리고 5~6년 후, 연고도 없던 온양에 박물관을 개관했다. 유물 수집과정에서는 수몰지역을 배회해 간첩으로 오인 받는 등 에피소드가 많았다.”

-2002년 폐관의 위기가 있었다.

“온양민속박물관의 모체인 계몽사가 부도를 맞으면서 한때 고비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가족들이 다시 힘을 모았다. 아직도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지만 3년 전부터 박물관 재정비를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특별전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연 ‘겨레그림전’이 기억에 남는다.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민화를 다시 보게 됐다. 조형적 아름다움에 교훈적 내용을 더해 그림에 가치를 부여한 게 민화다. 안채에 들여 놓는 민화는 보통 그림 속 사물이 쌍을 이룬다. 부부간 금슬이 좋아질 걸 기대하는 뜻이다.”

-올해 계획 중인 전시는.

“25일부터 5월3일까지 ‘한국의 도검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산성웅 이순신축제 기간에 맞춰 열리는 전시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검 뿐 아니라 육군박물관, 민속박물관에서도 도움을 받았다. 지난 ‘겨레그림전’을 시작으로 목기, 복식, 그릇 등 매년 한 분야씩 정리해 공개할 계획을 갖게 됐다. 그래서 올 가을 목가구류를 중심으로 한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온양민속박물관의 자랑은.

“야외전시장을 꼽고 싶다. 그 중에서도 너와집은 역사적 사료로써도 가치가 있다. 야외공연장도 준비하고 있다. 전통적인 국악공연 외에도 퓨전공연 등 폭 넓은 연령층이 만족할 수 있는 공연을 계획 중이다.”

온양민속박물관 박종민(左) 학예연구실장이 전시관의 한국 전통탈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조영회 기자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진부하고 고루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다. 박물관은 유물이 전시되는 곳이라 죽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 곳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젊은 관광객을 사로잡을 코스도 준비하고 있고, 전시실의 전시방법도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박물관도 이제는 재미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조민재 인턴기자 m9660@naver.com

산책로·연못 다시 꾸며… 야외공연장도 곧 개장
“관람객에게 영감주는 문화공간으로”

 아산시 권곡동에 위치한 ‘온양민속박물관’은 사립박물관 중 최대 규모다. 한때 현충사와 함께 수학여행 필수코스로 손꼽혔던 이 박물관은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다 폐관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박물관이 살아나고 있다. 재도약의 계기를 맞은 것이다.

“온양민속박물관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김은경 관장은 “관람객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컬쳐 스페이스(Culture space)를 꿈꾼다”고 했다. 이달 말 준공 목표로 박물관 부속 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산뜻한 산책로와 연못, 그리고 야외 공연장이 갖춰진다. 온양민속박물관이 어떤 변신으로 관람객 눈길을 끌지 궁금하다.

◆여긴 국립박물관이 아니에요=온양민속박물관은 어린이 출판사였던 계몽사 김원대 회장이 두 여동생과 직접 발로 뛰면서 유물을 수집했다. 그리고 5~6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1978년에 개관했다. 당시만 해도 사비를 털어 박물관을 설립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험 교육장을 남기겠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였다. 호(號)를 붙여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보단 내실 있는 박물관을 원했다. 그래서 박물관명도 지명을 딴 ‘온양민속박물관’이다. 이때문에 간혹 온양민속박물관을 시·국립 박물관으로 오인, “관람료가 비싸다”는 입장료 시비가 일기도 한다. 일반인 5000원이란 적지 않은 관람료지만 2만 여점이 넘는 유물로 민족의 정취를 느끼기에 아깝지 않는 곳이다.

◆전시관 구성=온양민속박물관은 본관과 야외전시장으로 나뉜다. 본관에는 3개의 전시실과 특별전시실이 있다. 1전시실에서 출발해 찬찬이 전시물을 살피다보면 자연스레 3전시실이 나온다. 둘러보기 편한 박물관 설계다. 다양한 전시물이 가족단위 관람객을 만족시킨다.

어른들은 주로 1전시실에 전시된 혼례나 상례에 관심을 가진다. “아이고, 아이고”하는 곡소리를 내며 친숙함을 나타내는 나이든 어르신도 있다고 한다. 옛 향수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에게는 탈이 인기 만점이다. 통영오광대탈, 봉산탈 등 12종류의 탈이 전시됐는데, 그 표정이 우스꽝스럽다. 우리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살아있는 표정들이다.

개관 31년째인 온양민속박물관은 사립박물관인 만큼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 평면적인 전시가 주를 이룬다. 최첨단 전시기법 도입은 큰 돈이 들어 엄두를 못내고 있다. 하지만 유물을 요란한 장식없이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매니어층이 생기기도 했다.

www.onyangmuseum.or.kr, (041)542-6001.

조민재 인턴기자

◆온양민속박물관

· 관람시간

오전9시-오후6시(4월~10월)

오전9시-5시(11월~3월)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함)

· 관람료

일반(대학생) 5000원/청소년, 군인 4000원/초등학생, 장애우, 유아 3000원/경로 1000원

※아산시민 신분증 소유자는 50%할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