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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봉하마을에선 … 사저 앞 골목 농기계·현수막으로 봉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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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주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인물정보 보기) 사저가 정면으로 보이는 길목을 트랙터와 플래카드로 가로막자 사진기자들이 현수막 사이로 촬영을 시도하고 있다. 이후 주민들은 두 개의 플래카드를 꿰매 사진 촬영을 완전히 막아버렸다. [김해=송봉근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이 다가오면서 그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에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선 사저 주변의 움직임을 촬영하려는 취재진과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 사이에 승강이가 계속됐다. 이날 오후 이 마을 이장은 마을회관 옥상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취재진은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밤 9시 이후에 사진을 촬영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면전을 하겠다”고 방송했다. 사저 주변을 경비하는 경찰이 사저로 들어가는 도로 한쪽 차선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취재진과 관광객 차량의 접근을 제한하는 등 주변 경비도 한층 삼엄해졌다.

앞서 마을 주민 100여 명은 전날 오후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검찰 표적수사와 언론 편파보도를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 5개를 펼쳐 들고 마을 주변을 행진했다. 이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정문이 보이는 마을 골목을 농기계로 막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후 사진기자들이 현수막들 사이로 촬영을 시도하자 일부 주민은 현수막을 꿰매 시야를 가렸고, 취재진의 앞을 가로막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9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의 대응 계획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5시간 후 사저에서 나온 문 전 실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현재 노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조사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knowhow.or.kr)에 올린 네 편의 글을 읽어보면 그의 방어 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은 인정하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선 검찰과 대립각을 확실히 세우는 것이다. 박연차 회장 등과의 사이에 오고 간 돈의 성격, 노 전 대통령 자신이 돈 전달 사실을 알게 된 시점 등이 그것이다.

이철재 기자, 김해=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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