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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김대중 대통령당선자 회동 스케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20일 낮12시 청와대에서 만났다.

현직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으로서 YS.DJ의 첫 회동은 두사람의 오랜 갈등.협조관계에서 볼 때 여러가지 감회와 정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결과 발표는 짧았다.

생선 매운탕으로 오찬을 하며 1시간5분 가량 진행된 단독 회동 뒤 두사람은 밖에서 대기하던 신우재 (愼右宰) 청와대대변인과 정동영 (鄭東泳) 국민회의대변인을 불렀다.

愼대변인은 "들어가보니 이미 두분은 6개의 합의문을 만들어 놓고 계시더라. 사전에 초안을 만들지 않았다" 고 전했다.

金당선자가 6개항을 구술했고, 두 대변인은 이를 적어 각각 기자실에 들러 발표했다.

愼대변인은 "크리스마스 후에 대통령과 당선자 내외분이 함께 저녁 식사 모임을 갖기로 했다" 고 소개했다.

두사람의 대면 장면은 이전 金당선자가 야당총재 때의 회담과는 의전부터 사뭇 달랐다.

1주일전 3당 후보와의 회담 때만 해도 후보들이 먼저 도착, 청와대 관계자들의 안내로 본관 2층 회담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잠시 후 金대통령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이날 金대통령은 2층에서 내려와 1층 로비에서 기다리다 金당선자가 현관문을 들어서자 앞으로 다가서며 반갑게 맞이했다.

愼대변인은 "대통령당선자이기 때문에 외국 국가원수가 방문할 때처럼 예우한 것" 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청와대 경호실은 외국 정상의 국빈방문 때와 같은 경호 업무를 했다.

金대통령이 악수하며 "다시 한번 축하합니다" 고 인사하자 金당선자는 "감사합니다" 고 화답했다.

이어 오찬장인 2층 백악실로 올라갔다.

金대통령은 "인파를 헤치고 연단까지 가는 것도 힘들곤 합디다" 고 대선 후보시절을 화제로 꺼내자 金당선자는 "TV연설도 있고 해서 이번 선거는 92년 선거와 아주 다른 것 같습니다" 고 대답했다.

이어 金대통령이 "날씨가 따뜻해 좋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굉장히 추웠습니다" 고 대선때 날씨 얘기를 하자 金당선자는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때는 4월인데도 춥고,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했습니다" 고 기억했다.

金당선자는 과거 야당 총재시절 청와대 영수회담 때면 늘 지참하던 의제와 관련한 메모를 들고오지 않았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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