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청소년 자전거 타기는 비타민처럼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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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에 자전거를 타는 습관은 신체와 정신 건강에 더없이 좋은 비타민입니다.” 암스테르담대 스포츠·재활 의학 과장 로버트 판 덴 베르크(사진) 교수는 “자전거는 성장기 청소년의 발육과 균형 잡힌 몸매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울증이나 자폐 어린이들에게도 치료를 위해 자전거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역시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탔으며 지금도 주요 이동수단은 자전거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타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체격이 크다. 자전거 타기가 성장과 관계가 있는가.

“자전거 타기와 성장의 관계를 설명할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자전거 타기는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균형 있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청소년의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자전거 페달을 밟는 동작은 다리 뼈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게 된다. 이런 외부 자극이 뼈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학설도 있기 때문에 키가 커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당뇨 등 생활 습관 때문에 질병을 얻는 어린이가 많다. 자전거 타기가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나.

“식습관 등 다른 조치가 따라야 하겠지만 자전거는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 어린이 질병을 예방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유산소 운동인 자전거는 노폐물을 분해하는 다리 근육 형성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생활 습관이 비슷한 이웃 벨기에보다 네덜란드 어린이들이 건강한 이유는 자전거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이 밖에 자전거가 청소년들에게 주는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가.

“자전거 타기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제시하는 치료법 가운데 하나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유로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자폐 등 어린이·청소년기의 정신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도 자전거는 큰 도움이 된다. 소극적인 아이들은 단체 운동을 꺼리기 때문에 외부 활동의 기회가 적어진다. 그러나 자전거는 혼자 즐기면서도 충분히 운동하고 세상의 행복감을 맛보게 하는 수단이다. 자전거는 소극적인 어린이들을 자기만의 세상으로 인도해 준다.”

-청소년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특별히 주의할 사항은.

“시각 장애 등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큰 주의 사항이 없다. 오히려 네덜란드에서는 신체 장애를 자전거로 극복하는 치료법이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을 위해선 손을 이용한 자전거가 있고 신체적인 각종 결함을 보완하는 자전거가 많다.”

암스테르담(네덜란드)=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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