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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때 붕괴된 크레인, 강풍보다 부실시공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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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 부산항 신감만부두에 대형 크레인이 태풍 '매미'에 넘어져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9월 태풍 '매미'때 부산항 신감만부두의 초대형 크레인 6대가 무너진 원인은 강풍보다는 부실 설계와 시공 때문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이는 붕괴 원인이 설계 풍속을 초과한 강풍 때문이라는 크레인 소유주 한국컨테이너공단의 용역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크레인 제작사인 한진중공업 등은 지난해 9월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붕괴 크레인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했고, 재판부로부터 감정인으로 지정된 한국강구조학회는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법원에 제출했다.

강구조학회는 보고서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당시 신감만부두의 현장 최대 순간풍속이 크레인 설계 풍속인 초속 50m에 훨씬 못 미치는 초속 40.5m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사고 직후 한국컨테이너공단의 요청으로 한국해양연구원과 코리아테크인스펙션 등이 조사한 초속 56~63.7m의 풍속보다 크게 낮은 것.

강구조학회는 대신 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크레인의 수평이동을 방지하는 스토이지 핀과 크레인의 수직이동을 방지하는 타이다운을 묶는 타이로드의 설계 및 시공의 하자를 지목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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