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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암발생과 관련깊다…환기·적절한 실내 습도유지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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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햇살 속의 먼지가 유난히 눈에 띄는 계절이다.

난방을 이유로 환기를 게을리하기 때문이다.

먼지가 특히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먼지가 초래하는 건강피해를 정확히 인식해야한다.

먼지가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의학상식. 그러나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등 간접적인 피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전문가들이 밝혀낸 먼지의 건강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먼지가 발암물질의 매개체라는 것.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팀이 최근 전국 12개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변에서 발암물질 의 농도를 측정한 결과 농도가 대기중의 먼지함량과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먼지가 많은 서울지역 학생일수록 강릉등 먼지가 적은 지방보다 소변내 농도가 많았다는 것. 는 불에 탄 고기.담배연기.자동차 매연에 함유된 방향족 탄화수소로 위암과 폐암을 일으키는 대표적 발암물질. 강교수는 "공기중의 는 먼지에 붙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다" 며 "결국 먼지를 통제하는 것이 발암물질과의 접촉기회를 줄이는 비결" 임을 강조했다.

먼지는 사망률과도 직접적 관계를 지닌다.

단국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권호장 교수팀은 최근 개최된 산업의학회에서 91년부터 5개년간 서울지역 먼지오염양상과 일일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대기중 먼지농도가 100㎍/㎥씩 증가할 때마다 이틀뒤 서울지역 사망률이 3%정도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됐다고 발표했다.

98년 1월부터 시행될 환경부 지정 대기중 먼지농도 규제기준은 150㎍/㎥. 하지만 올해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영등포구 현우지하상가가 310.6㎍/㎥, 중구 회현지하상가도 287.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교수의 이론을 간접적으로 적용하면 이들 지하상가 거주민들은 100㎍/㎥ 이하 농도에서 거주하는 보통사람보다 6%가량 높은 사망률을 감수해야한다는 의미. 먼지가 많을때 왜 이틀뒤 사망률이 증가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아직 명확치않다.

다만 권교수는 "대기중 먼지농도의 증가가 만성호흡기질환등 이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사망을 부추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사실 자동차 매연등 산업화에 따른 먼지의 증가는 불가피한 면도 없지 않다.

따라서 대기중 먼지보다 집이나 사무실의 실내먼지 줄이기가 관건. 이를 위해선 적절한 환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깥공기가 오염되어있다하나 대부분 밀폐된 실내공기보다는 깨끗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날씨가 춥더라도 하루 두차례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공기를 갈아주는 것이 권장된다.

가습기를 가동해 적절한 실내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먼지의 유동성 (流動性) 을 억제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카페트나 방석.이불같은 먼지 발생원이나 외출한 뒤 옷을 자주 털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적절한 청소요령도 알아두면 좋다.

효과적인 먼지제거를 위해선 먼저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낸 뒤 물걸레질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먼지털개로 터는 것은 오히려 먼지를 떠다니게 하므로 좋지 않다.

홍혜걸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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