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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시대 옷 입는 지혜…헌옷 고쳐 '깜짝패션'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언제 끝이 날지 알 수 없는 불황의 터널. 그 긴 어둠을 헤쳐나가기위해 생활의 거품을 빼려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게 바로 의복비다.

안먹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니 사도 그만 안사도 그만이라는 옷값을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막상 멋내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하기란 어려운 일. 불황시대에 걸맞는 패션전략을 찾아보자. 가능한 새옷 구입을 삼가하고, 이미 갖고 있는 옷을 100%이상 활용하는 것이 그 비결. 먼저 옷장 문을 활짝 열고 자기가 갖고있는 옷들의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 그 다음엔 늘상 입는 방식으로만 입어온 옷이 있다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컨대 올겨울 유행을 탔던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허벅지 위쪽까지 오는 짧은 치마)가 있다면 치마용도로만 입을 것이 아니라 레깅스.스패츠등 딱 달라붙는 바지위에 덧입어서 레이어드룩을 연출해봐도 멋스럽다.

두번째로는 유행이 지났다거나 모양이 맘에 들지않아 오랫동안 입지않았던 옷을 골라내 적당히 모양을 고쳐본다.

이른바 '리폼 패션' .어차피 요즘 옷들은 낡고 해어져서 못입는 예가 없기때문에 약간 손질해 유행감각만 가미한다면 새옷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많다.

몇년전 유행하던 A라인의 롱코트라면 옆선을 터서 몸에 꼭 맞게 줄이고 칼라와 소매부분에 인조털을 다는 방법이 있다.

또 싫증난 셔츠나 팬츠는 과감하게 길이를 잘라 7부셔츠나 버뮤다팬츠 스타일로 바꿔봐도 감쪽같다.

게다가 요즘은 60~70년대를 연상시키는 소위 '촌티패션' 이 유행이어서 케케묵은 엄마옷.할머니옷도 첨단유행 의상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실제로 ㈜보성이 최근 개최한 '리폼패션 경연대회' 에는 엄마의 빌로드 한복을 외출복으로 고쳐입거나 할머니의 누빔조끼를 멋지게 코디해입은 신세대들이 총출동하기도했다.

이대앞 영진수선의 김정희사장은 "최근들어 10년, 20년은 족히 됐을 옷들을 꺼내오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 면서 "재킷이며 코트는 두툼한 어깨패드를 얇은 걸로 갈고 폭을 딱맞게 줄이며,치마는 길이를 무릎길이나 미니길이로 잘라 옆에 트임을 넣는 식으로 많이 고쳐준다" 고 귀띔한다.

새옷을 장만해야할 때는 한벌의 옷으로 두세가지 차림새를 연출할 수 있는 다용도 스타일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요즘 남성용캐주얼에 많이 선보이고있는 양면겸용이나 탈부착식 옷들이 좋은 예. 양면겸용은 코트나 점퍼의 안과 겉에 다른 색을 사용해 뒤집어 입도록 했으며 탈부착식은 점퍼의 소매와 모자를 분리해 조끼로도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많다.

업계에서는 내년도엔 소비자들이 실용적인 의류 구매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같은 다기능 의류들이 더욱 다양하게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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