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앙버스차로 시행 3곳, 버스 웃고 택시는 울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1일 도봉.미아로(15.8㎞, 의정부시계~미아사거리~종로4가), 강남대로(4.8㎞, 신사역~강남역~영동1교), 수색.성산로(6.8㎞, 고양시계~수색역~이화여대 후문) 등 서울 시내 세곳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가 실시됐다. '광역.간선버스는 함박 웃고, 지선버스와 승용차.택시는 죽을 쑤고…' 중앙차로제 첫날 표정이다.

간선.광역버스는 시 외곽에서 도심까지 들어오는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됐다. 그러나 좁아진 일반 차로에서 서행하는 지선버스와 승용차.택시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경찰청 교통정보센터는 이날 오전 7~9시 중앙차로 구간의 버스 속도는 시속 40~50㎞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도봉·미아로] 쌍문사거리 체증에 주변도로 몸살

30일과 1일 오전 8시 정각에 도봉구 방학동~미아삼거리~혜화동~서울시청(14㎞)까지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

30일에는 1만4100원의 요금에 55분이 걸렸으나, 1일에는 1만7500원의 요금에 1시간21분이 걸렸다. 이날 택시는 쌍문역 앞에서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한번도 시속 30㎞를 넘지 못했다.

특히 오전 8시50분쯤 미아삼거리에서 고장난 차량이 일반 차로 두개 중 하나를 막아버리면서 차량이 꼼짝도 못했다.

중앙차로제로 주변 도로도 몸살을 앓았다. 방학동 신동아아파트에서 쌍문역까지 평소 10분 걸리던 마을버스는 쌍문사거리가 막히면서 25분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택시나 승용차들은 주택가 골목길을 넘나들며 탈출길을 찾아 나섰다.

반면 의정부 쪽 시 외곽에서 중앙차로가 끝나는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간선.광역버스는 30분 만에 씽씽 달렸다.

텅 빈 중앙차로에는 퀵서비스 오토바이들이 얌체로 끼어들어 굉음을 내며 오가기도 했다.

[수색·성산로] 사천교 부근 고가로 차량과 뒤엉켜

원당에서 서울역까지 온 9713번 버스기사 문양래(39)씨는 "평소 1시간20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40분 만에 주파했다"며 "곧 자가용을 끌고 오던 수도권 주민들도 대거 버스로 몰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일반차로를 다니는 버스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금촌에서 신촌역을 오가는 773번 신성교통 버스기사 진기만(43)씨는 "평소 35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오전 7시25분에 출발해 2시간25분이나 걸려 9시50분에 도착했다"고 화를 냈다.

상암동에서 신촌까지 탑승한 7015번 승객 유신호(36)씨는 "평소 15분 걸리다가 오늘은 45분이나 걸렸다"며 "지선버스를 타고 가까운 거리를 다니는 직장인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난감해했다.

한편 수색.성산로의 경우 사천교 부근에서 중앙차로가 고가도로와 만나면서 일부 끊기는 지점은 고가에서 내려오는 차들과 중앙차로로 진입하려는 버스가 뒤엉켜 심한 병목현상을 빚었다.

[강남대로] 일반차로 시속 40㎞…합류지점 병목

양재천 위를 지나는 영동1교에서 시작되는 강남대로 중앙차로는 무리없는 통행을 보인 반면 일반차로는 초입부터 정체를 일으켰다. 택시기사 구교찬(35)씨는 "포이동 쪽에서 나오는 차들이 합류하면서 막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차로도 교육개발원 입구를 지나면서 정체가 풀려 신사역까지 시속 40~60㎞를 유지했다.

구씨는 "그동안 중앙차로 공사 때문에 워낙 많이 막혀 오늘은 승용차들이 지레 겁을 먹어 강남대로 일대에 차량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이 정도라면 강남대로 중앙차로제는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메트로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