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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항공, 고속철+고유가 시대 '생존투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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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항공사들의 '국내선 서바이벌 투쟁'이 한창이다.

고유가로 운행 비용이 늘어나면서 만성적인 적자를 보던 항공사들의 국내선 운항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은 이에 따라 일부 노선 운행중단을 정부에 신청하고, 국내선 운임을 올리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또 국내선 전용 승무원을 계약직으로 뽑고 승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대한항공은 최근 하루 2회 운항하던 김포~양양 노선을 운행중단 하겠다고 건설교통부에 신청했다. 회사 측은 "이 노선의 탑승률이 지난 3월 이후 30%대까지 내려갔다"며 "수익성이 악화돼 더 이상 운항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오는 16일부터 국내선 주말 운임과 성수기 운임을 각각 8%와 13% 인상한다. 이번 조치로 성수기 주말의 경우 김포~제주 노선은 기존 8만2400원에서 9만2900원이 된다. 김포에서 부산.광주.대구를 잇는 일부 노선 운항 편수도 줄였다.

이 회사는 또 공항에서의 승객 소요 시간을 최대한 줄이도록 항공 시간대를 조정하고, 철도청과 협력해 항공-철도 연계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속철 개통으로 우리 회사의 국내선 일부 노선 탑승 인원이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속철 운행 및 고유가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말과 성수기에 한해 운임을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초 국내선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국내선 전용 승무원 66명을 계약직으로 뽑았다. 국내 영업 지점과 공항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고 국내선 항공기도 23대에서 18대로 줄였다. 이 회사도 운임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속철 개통 이후 3개월 동안 국내선 매출이 평균 12% 정도 감소했다"며 "고질적인 국내선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운임을 올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제주노선 위주의 운영을 할 것"이라며 "공항 업무를 자동화해 탑승 수속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 고속철 승객들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은 국내선에서 13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900억원대의 적자를 냈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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