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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건강한 임신, 출산 후 비만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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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아가씨에서 캥거루 아줌마로'-. 주부 비만의 첫걸음은 임신과 출산이다. 두 사람 몫의 칼로리 섭취와 운동부족, 골반의 확대 등으로 심각한 체형의 변화를 겪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을 극복하고 처녀 때의 몸매로 돌아가는 여성도 많다. 임신에 의한 생리적 변화에 지혜롭게 대응하고, 땀을 흘리며 몸매를 다듬은 노력 덕분이다. 포천중문의대 강남 차병원 산후비만클리닉 박기현 교수에게서 건강한 임신, 그리고 출산 후 비만관리에 대해 들어본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임신 중에 급격히 불어난 체중은 산후 비만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임신 합병증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가장 흔한 것은 임신중독증. 1주일에 900g 이상, 한달에 2.7㎏ 이상 몸무게가 불었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3대 증상은 고혈압.단백뇨.부종. 중증으로 발전하면 요독증.뇌출혈.태반 조기박리로 인해 태아 뿐 아니라 산모의 생명마저 위험하다.

과도한 체중 증가는 임신성 당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4㎏ 이상의 거대아를 낳을 가능성이 14 ~ 15%로 높아진다. 양수과다증.임신중독증.신우신염.유산.조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 후기에 많이 나타나는 부종도 체중이 늘면서 찾아온다. 체액이 다리로 몰리는 다리 부종이 가장 흔하다. 가벼운 부종은 마사지나 다리를 올리는 운동만으로 좋아지지만 심한 경우 임신중독증을 의심해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과체중 임신부는 요통도 더 심하다. 배를 내밀면 더 심해지므로 항상 허리를 꼿꼿이 펴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반신욕이나 타월 찜질이 도움이 된다.

임신 시기별 적정 체중=임신 중엔 체중이 11 ~ 16kg 늘어나는 게 바람직하다. 건강한 아이를 위해 '두 사람 몫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태아가 필요로 하는 열량은 많지 않다. 임신 전반기에는 150㎉, 후반기에는 350㎉를 추가한다. 일일 총열량으로는 전반기 2150㎉, 후반기엔 2350㎉ 수준이다. 이는 평소 밥 반공기에서 한공기(200g, 300㎉)로 늘리는 정도에 불과하다. 칼로리는 조금 늘리고,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요체다.

이를 임신 단계별로 보자. 임신 후 12주까지는 순전히 지방만 증가하는 시기다. 1주일 체중 증가는 300g이 적당하다. 이후에는 입덧에 대한 반작용으로 단번에 살찔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시기 태아에게 필요한 영양분은 아주 적다. 산수유차.오미자차 등을 자주 마시면 탈수 예방뿐 아니라 입덧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임신 중기인 5 ~ 7개월은 태아가 쑥쑥 자라나는 시기. 따라서 식욕도 왕성해진다. 체중 증가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몸을 움직여도 무방한 시기이므로 체조나 걷기 등으로 체력을 기르면서 체중을 조절한다.

임신 후기에는 커진 자궁 때문에 위가 눌려 식욕이 떨어진다. 이 시기의 체중 증가는 일주일에 450g 정도가 적당하다. 만약 500g 이상 체중이 증가하면 비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가벼운 운동과 식사로 칼로리를 조절해 준다. 1주일에 1kg 이상 체중이 늘면 부종을 의심한다.

출산 후도 중요하다=임신 중 먹던 습관이 남아 있어 출산 후에도 식사량이 줄지 않는다. 따라서 산후조리가 완전히 끝나는 6주 후에는 의식적으로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 하루 200 ~ 300㎉ 정도를 줄여보자. 본격적인 다이어트 시작은 비수유 산모의 경우 출산 후 3 ~ 4개월, 수유 산모는 출산 후 6개월부터가 적당하다. 수유 산모는 젖을 완전히 끊은 다음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이상적 감량은 한달에 2kg정도가 알맞다. 3㎏ 이상 빼면 호르몬의 불균형과 빈혈.변비.생리불순 등을 부를 수 있다. 육아 스트레스나 산후 우울증 때문에 과식하는 여성이 많다. 따라서 출산후 6개월은 주변의 애정과 관심이 절실한 시기다.

중요한 것은 출산 후 6개월까지 예전 몸무게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체중이 증가된 상태에서 1년 이상 지나면 우리 몸이 인식하는 체중조절점이 고정돼 갈수록 돌아가기 힘들다. 임신 전보다 10kg 이상 늘었다면 산후 합병증을 우려해 전문의의 점검을 받아본다.

고종관 건강팀장

*** 산후 비만을 예방하려면

■ 가능하면 모유를 먹이자

모유 수유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모유 수유를 못하면 그 만큼 열량 섭취를 줄여야 한다.

■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자

이유 모를 허탈감이 폭식으로 이어져 산후 비만의 원인이 된다.

■ 출산 후 전통적인 산후 조리법은 피하자

가뜩이나 운동량이 적은데 고지방.고열량 식품으로 비만을 재촉한다.

■ 부종을 빼자

늙은 호박에 있는 데옥시코디손리이라는 물질이 항염 및 부종에 효과가 있다.

■ 적당한 산후 운동을 하자

걷기부터 시작해 출산 후 6 ~ 8주가 되면 보다 적극적인 운동을 한다.

*** 출산 후 운동은 이렇게

■ 1~2주째

샤워도 하지 말고 가벼운 산욕 체조만으로 몸을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 3주째

가벼운 체조, 10m 정도의 거리를 움직이거나 쉬운 요리를 하는 것은 무방하다.

■ 4주째

가벼운 생활은 괜찮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셔보자.

■ 5주째

강도 높은 일이나 운동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집안일은 괜찮다.

■ 6주째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건강상태에 따라 운동 강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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