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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원, 군대에 담요 납품해 돈 벌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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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은행대출을 거의 안 받고 무차입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적 경기 침체를 맞은 지난해에도 9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냈다.

공교롭게도 강 회장은 박연차 회장과 같이 외환위기 때 환차익으로 큰돈을 벌었다. 당시 강 회장은 정전기가 없는 합성섬유 등을 수출해 달러를 받은 것이 100억원대 이상의 환차익을 거뒀다. 1998년 창신섬유의 매출이 32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그는 이렇게 번 돈을 사업을 확장하는 데 썼다. 우선 부산에 제2공장을 지었다. 99년에는 캬라반이라는 패션업체를 인수했다. 2001년에는 충북 충주의 남강골프장(현 시그너스CC)을 사들였다. 현재 이 골프장 시세는 1000억원대로 평가된다.

원래 이 회사는 연간 매출 200억~300억원의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 회장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전주공고를 졸업하고 75년 서울에서 창신섬유를 설립했다. 91년 부산으로 옮겨 지금에 이르렀지만 외지인이라는 이유로 주류에 끼지 못했다는 게 지역 인사들의 귀띔이다. 창신섬유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로 원면·원사·원단을 수출한다. 매출의 90%가 수출이다.

강 회장은 국내에서는 담요를 군대에 납품해 돈을 벌었다. 이와 관련, 2003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강 회장은 김 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기도 했다. 강 회장을 잘 안다는 한 기업인은 “의리파로 한번 신임하면 선뜻 거액을 빌려주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회사 돈을 횡령해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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