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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완전 돔구장 좋긴 좋은데 … ” 규모·교통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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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왕 돔구장을 지으려면 일본 도쿄 돔이나 오사카 돔처럼 4만~5만 명 규모로 지어야 되는 것 아닌가. 겨우 2만여 명 규모로 돔구장을 지었다가 불과 몇 년 만에 헐고 다시 지을 건가. 이건 도로처럼 2차로로 만들었다가 금방 넓힐 수 있는 게 아니다.”

네티즌 이항규씨가 ‘서울에 돔구장 생긴다’는 기사를 보고 15일 인터넷 조인스(www.joins.com)에 올린 댓글이다. 서울시가 이날 구로구 고척동에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야구팬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지으려면 철저한 준비를 거쳐 제대로 지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는 관람석의 4분의 1만 지붕으로 씌우는 하프 돔 형태로 건립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을 바꿔 2만 석 규모의 완전 돔구장(조감도)을 2011년 9월에 완공할 계획이다.

◆2만 명 구장에서 WBC를?=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고척동 구장은 관중석이 2만 명 규모(2만203석)에 불과하다. 미국이나 일본 등 야구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돔구장이 4만 명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잠실구장(최대 수용인원 3만500명)보다도 작다. 고척동 구장은 지난해 동대문구장이 헐림에 따라 아마야구 대체 구장으로 계획된 것이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야구는 차기나 그 다음 기회에 WBC 유치를 적극 검토 중이다. 그러나 2만 명대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돔구장 규모로는 유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야구인들의 분석이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팀장은 “구장 크기, 규모와 관련한 WBC 조직위원회의 규정은 없다. 그러나 아무래도 최대 4만 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쌀쌀한 날씨에도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돔구장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야구팬 이재원씨도 “이렇게 주먹구구로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5만5000명이 들어가는 도쿄 돔이나 5만6000명을 수용하는 다저스 구장까지는 안 되더라도 그 비슷한 규모는 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돔구장을 또 지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편의시설 전무, 접근성도 떨어져=당초 KBO의 주도로 지난 십 수년간 준비, 계획해 왔던 돔구장은 쇼핑몰과 5성급 호텔 등이 함께 들어가는 첨단 스포츠 콤플렉스였다. 스포츠 기반 시설을 통해 수익이 발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하려면 잠실의 학생체육관 부지와 동대문구장 부지 등 도심 밀집 지역이라야 가능하다.

그러나 고척동 돔구장은 이런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또 지하철역과도 상당히 떨어져 있는 등 교통 여건도 낙후돼 있다. 야구팬들은 “대부분 전철을 타고 야구 보러 가는데 고척동 돔구장보다는 차라리 인천 문학구장이 낫겠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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