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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현대 초반 포지션 뒤섞어 인해전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현대와의 경기를 앞두고 상대팀 벤치에서는 늘 똑같은 질문을 한다.

"누가 나올 것 같아요?"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 현대의 스타팅 멤버 기용이 '뒤죽박죽' 이어서 도무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맞상대할 스타팅 멤버를 짜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시즌 초반 현대의 선발멤버는 요지부동이었다.

포인트 가드 이상민.슈팅 가드 조성원.스몰 포워드 추승균.파워 포워드 조니 맥도웰.센터 제이 웹 등 최강의 라인업이었다.

그러나 상대팀으로선 '선발만 무너뜨린다면 절반 이상 성공' 이라는 홀가분함도 있었다.

실제로 현대는 선발멤버가 1쿼터를 못 버티고 2~3명씩 교체된 경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같은 취약점은 최근 현대 신선우 감독이 주전선수들의 '기득권' 을 무시하고 엇박자로 멤버를 쓰기 시작한 후부터 자취를 감췄다.

신감독은 첫 멤버들이 일정시간 동안 버텨주면 상황에 맞춰 주전들을 가세시킴으로써 상대팀을 혼란시켰다.

유도훈이 리딩가드로, 정진영이 슈팅가드로, 박재현이 스몰 포워드로 기용되는가 하면 웹이나 맥도웰이 초반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때로는 수비전문인 이지승이 선발로 나와 상대팀 주포를 불문곡직 물고 늘어졌다.

현대는 11일 LG전에서도 1쿼터에만 9명을 교대로 투입하는 물량공세를 폈다.

웹.맥도웰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는 기용시간이 5분을 넘지 않았다.

LG가 현대의 선수구성에 대응할 멤버를 찾기도 전에 선수를 갈아치운 것이다.

현대의 섞어쓰기식 용병술은 초반에 상대팀이 스코어를 벌리며 치고 나가면 '따라가는 경기' 를 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현대는 공격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세트 오펜스를 구사, 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다.

현대는 최근 7연승, 2위와의 승차를 2.5게임차로 벌리며 독주태세에 들어갔다.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2패 (10승) 밖에 당하지 않은 현대를 잡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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