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국 컨설팅업체 PW사 데이비드 알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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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모든 은행을 살릴 수도 없으며, 그것이 한국경제에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세계적인 영국계 컨설팅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PW) 의 위기회복팀 총괄책임자인 데이비드 알 이사는 11일 현재의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정책의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태국이 세계은행 (IBRD) 의 권고로 만든 금융개혁기관 (FRA) 의 부탁을 받고 태국 금융기관들의 자구책 마련 및 구조조정 작업을 돕고있는 그는 국내 부실금융기관의 회계감사수임과 관련한 업무를 협의하기 위해 10일 방한했다.

알 이사를 만나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처방책을 들어봤다.

- 국제통화기금 (IMF) 과의 협상타결 이후에도 한국의 위기상황은 나아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투자자.예금자 모두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았다.

정부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투명하게 모두에게 알리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한국 정부의 실책은.

"현재 한국은 선거를 앞두고 있다.

정책 입안자는 물론 국내외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정책을 세운다해도 새 대통령 취임 후에도 실행될지에 대해 상당히 회의를 갖고 있다."

- 정부는 금융위기 타개책으로 5개 종금사에 대해 또다시 업무정지 명령을 내렸는데.

"임기응변적인 대응은 불신을 가중시킬 뿐이다.

단기 대책도 미리 정해진 원칙과 계획 아래에서 마련돼야 한다.

더구나 폐업도 아닌 영업정지 조치는 우량한 금융기관과 기업, 그리고 경제 전반에 또다른 부담을 지울 뿐이다."

- 부실자산은 어떻게 처리되어야 하나.

"부실자산이 당장 시장에 매각되지 않도록 떠맡아 그 가치를 회복시켜 주고 부실금융기관의 자구노력을 돕는 새로운 독립기관이 설립되야 한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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