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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출근시간 대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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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에 따라 시내버스 노선이 대폭 변경된 가운데 성산동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바뀐 노선표를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시의 새 대중교통체계 시행 첫날인 1일 오전 상당수 지하철역의 새 교통카드 단말기 작동이 제대로 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서울시는 오전 7시30분쯤 뒤늦게 전 지하철역 무임승차 지침을 내려 대부분 역에선 공짜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었으나 카드단말기가 작동되는 일부 역에선 요금을 받는 등 혼선을 빚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261개 역 중 67개 역의 단말기가, 철도청 구간 지하철 113개 역 중 27개 역의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서울시는 오전 5시30분쯤 단말기가 정상 작동되지 않는 지하철역에 대해서만 무임승차하도록 방침을 내렸다가 뒤늦게 오전 7시30분쯤 전 지하철역 무임승차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단말기가 작동이 안된 성내역(2호선)의 경우 첫차 운행시간인 오전 5시30분부터 모든 단말기 위에 ‘무임승차’라는 글씨가 씌여진 종이를 붙여 승객들을 안내했다.반면 단말기가 정상 작동됐던 대방역(1호선)의 경우는 오전 7시30분이 지나서야 ‘무임승차’안내문을 써붙였다.대방역 관계자는 “철도청에서 오전 7시30분쯤 전 구간 무임승차를 실시한다”는 연락이 와서 “무임승차 안내문을 붙였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역 요금 시스템 전체의 문제가 아니고 일부 단말기에 설치한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데 단말기당 5분 정도 시간이 걸려 오전 중에는 복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정상 요금을 받기로 했던 마을버스와 광역(빨강)버스도 일부 카드 단말기 작동 미비로 전 차량에 대해 무임승차를 실시했다.하지만 지침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일부 버스 운전자는 현금으로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해 승객과 시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당초 버스 노선과 번호가 많이 바뀐 데 따른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1일 하루 동안 간선(파랑)버스·지선(초록)·순환(노랑)버스만 요금을 받지 않기로 한 바 있으나 이날 새 교통카드가 전반적으로 문제를 일으킴에 따라 모든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받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시스템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오전 11시 현재 지하철 노선의 80%는 다시 요금을 정상적으로 받고 있다.
새 교통카드 시스템은 지난달 28일 오전에도 지하철 1~4호선 전 구간 개찰구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네시간 가량 승객들이 일일이 매표소 정산기를 이용, 요금을 계산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대규모 교통체계 개편인 데도 여건상 미리 점검해 볼 수 없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메트로부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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