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실물경제 현장]얼어붙은 내수…가전·휘발유 이달 30% 매출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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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기업들의 감량경영이 본격화한데다 "불요불급한 소비를 줄이자" 며 소비심리가 얼어붙는 바람에 내수경기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대형차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크게 줄어 최근 일부 조업중단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으며,가전제품은 이달 판매량이 지난달의 70%선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현금유동성 확보차원에서 내수판매 활성화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지만 마땅한 대처방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내수판매가 지난해보다 5.4% 줄어드는데 이어 내년에는 또다시 8.7%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제품 시장도 올해 9.5% 감소에 이어 내년에는 10.9%까지 줄어드는 등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최근의 판매부진과 관련, "79년의 오일쇼크 이후 처음 있는 일" 이라며 "내년이 더욱 걱정" 이라고 말했다.

휘발유도 최근 하루가 다르게 소비량이 떨어지고 있다.

내년에는 ℓ당 1천2백원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돼 휘발유 소비는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SK㈜는 "이달중 휘발유 매출은 7백50억원으로 월평균 매출 8백억원에 크게 못미칠 것" 이라고 밝혔다.

가전업체들은 "이달초부터 대부분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달의 60~70%선으로 크게 줄었으며, 일부 고가제품은 5분의1까지 줄었다" 고 하소연하고 있다.

기업들이 경비절감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지급했던 휴대폰을 무더기로 반납받고 있어 정보통신분야 매출신장세도 내년에는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환율폭등으로 해외여행이 크게 줄어들며 항공업계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동남아지역 항공 탑승률은 11월 들어 평균 65%선으로 전년동기보다 5%포인트 하락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일부 노선의 경우 지난달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생들의 배낭여행과 어학연수가 집중되는 12월의 항공권 예약률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경우 85%선으로 지난해 95%보다 크게 떨어졌다.

또 의류업계도 올해는 30~40%의 내수 감소를 예상했다.

유규하·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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