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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딛고선 조용원,뮤지컬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80년대 중반 최고의 하이틴스타였던 조용원 (32) .85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정상 일보 직전에서 은막을 떠나야했던 그녀가 97년 세밑, 뮤지컬에 도전장을 냈다.

자신의 이름을 딴 극단 '원' 을 창단하고 본격적인 뮤지컬 제작자와 배우로 변신했다.

조용원은 일본 유학시절 '다카라스카' (남성역을 여자배우가 맡는 것이 특징, 우리의 여성국극과 비슷하다) 를 보고 쇼비즈니즈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이런 관심은 당연히 뮤지컬로 발전했고, 그래서 일본의 시키 (四季) 같은 뮤지컬 전문극단을 키우고 싶어 극단을 창단했다.

12~21일 대학로 동숭홀에서 공연될 '百日天使' (백일천사, 선욱현 작.권호성 연출)가 그녀의 첫 작품이다.

이효정.변우민.윤현숙등 주로 TV에서 활동하는 자신의 친구.동료와 힘을 합쳐 만든 무대. 그러나 그 힘든 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겸허하게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 말했다.

이 작품의 내용은 '천사찾기' 다.

폐관위기에 처한 백일극장을 살리기 위해 갱들이 만드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이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과 우정, 시대를 잃어버린 천사를 찾는다는 하이코미디다.

조용원은 고아로 잡초처럼 자란 '줄리엣' 채유정 역을 맡는다.

그러나 내용처럼 조용원의 뮤지컬 만들기는 엄청난 산고를 겪었다.

작품을 만드는 중 기획자가 배우들의 개런티를 착복해 제작비의 손실을 불러왔다.

조용원은 "당초 4억원의 예산으로 출발했지만 이같은 불상사로 2억5천만원대의 저예산 뮤지컬이 되고 말았다" 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나 불운과 인내에 관한한 조용원은 충분히 단련됐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졸업후엔 일본 유학을 결행, 20대의 나이에 홀로 고학하며 명문 와세다대와 동경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친 꺾이지 않는 집념의 소유자다.

아직도 조용원의 꿈은 교통사고 이전처럼 크고 넓다.

2년전 개봉된 영화 '정글스토리' (로커를 꿈꾸는 윤도현의 상대역 약사)에서 연기자로 다시 섰다.

지금은 한창 인기있는 EBS의 '시네마천국' 진행자로 매주 시청자를 만난다.

내년중에는 일본에서 히트중인 뮤지컬 '은하철도 999' 를 한국판으로 만들고 싶다고 한다.

머리긴 주인공 '메텔' 이 꼭 자기를 닮았기 때문이란다.

공연문의 02 - 517 - 7607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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