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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불어다오" 3당 대선후보 영남대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회창>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후보는 9일 진해.창원에서 산청.거창에 이르기까지 부산.경남지역 15곳에서 릴레이 유세를 펼쳤다.

李후보는 김대중.이인제후보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에 뚜렷이 초점을 맞추며 PK (부산.경남) 표 응집을 시도하는 전략변화를 보였다.

李후보는 " (김대중후보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그날부터 내각제 추진등으로 극도의 혼란이 올 것" 이라며 'DJ집권 = 국정혼란' 을 각인시키려 했다.

그는 "국민을 편안히 만들고 멍든 경제를 살리려면 첫째도 둘째도 안정 뿐" 이라며 "안심하고 후손의 미래를 설계할 안정된 선진국을 꼭 이뤄내겠다" 고 경제난을 '안정론' 으로 돌파하려 했다.

金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李후보는 "문민정부 임기가 끝나는 지금 중심을 잡고 민심을 어루만져야 할 대통령은 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며 "머리 숙여 국민을 하늘같이 떠받드는 '겸손한 대통령' 이 되겠다" 고 다짐했다.

李후보 유세의 찬조연설에서는 "이인제후보에게 표를 나눠주면 김대중후보가 당선된다" (辛相佑의원) , "DJ가 되면 결코 한 (恨) 풀이 정치를 피할 수 없을 것" (羅午淵의원) 이라는 직격탄도 등장했다.

李후보는 이날 경제상황을 감안, 후보 수행원을 대폭 줄였다.

식사도 가능하면 도시락.설렁탕으로 준비하도록 지시했으며 이날 점심은 양산~진해간 국도변에 버스를 세워놓고 도시락으로 때웠다.

그는 부산 북 - 강서을 유세에 적은 청중이 모여 있음에도 연단에 올라 열변을 토하는 성의를 보였다.

주변에선 "악수만하고 가자" 고 권했으나 뿌리친 것.

창원 = 최훈.이정민 기자

<김대중>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후보는 9일 부산.경남 일대를 방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권을 바꿔보자" 고 호소했다.

金후보는 국제통화기금 (IMF) 태풍으로 흔들리는 영남 민심을 향해 "쓰러져가는 우리 경제를 살리려면 준비된 야당에 표를 달라" 고 호소했다.

이날 金후보의 동선 (動線) 은 부산.경남의 구석구석으로 이어졌다.

진주 중앙시장~마산 어시장~창원 기아중공업을 거쳐 부산 광복동과 울산 등지에서 거리유세를 가졌다.

대형버스를 이용한 버스투어였다.

가는 곳마다 金후보의 연설주제는 '경제' 였다.

金후보는 "선거란 집권당이 잘했으면 다시 표를 주는 것이고 집권당이 못했으면 갈아치우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를 이 지경으로 망친 김영삼정권과 한나라당에 또다시 표를 주겠느냐" 며 "기회를 한번만 달라" 고 호소했다.

金후보는 지역감정 변수에 대해 "좋은 정치, 경제 회생을 위해선 대통령이 어디 출신이든 무슨 상관이 있느냐" 고 맞받았다.

金후보는 이회창후보와의 차별화도 부각시켰다.

金후보는 "기아사태의 조속 해결과 IMF 구제금융을 진작부터 우리가 주장한 반면 李후보는 기아사태를 꼬이게 했고 금융위기의 중대성도 몰랐다" 며 "정권교체만이 유일한 경제살리기" 라고 주장했다.

특히 마산 어시장에서 설훈 (薛勳) 의원은 청중에게 "가까이에서 金후보의 건강한 모습을 직접 확인하라" 며 건강 이상설이 근거없음을 설명했다.

국민회의는 자체 분석 결과 IMF 변수가 터진 뒤 부산.경남에서 金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산 = 박승희 기자

<이인제>

9일 국민신당 유세버스의 이인제 (李仁濟) 후보 옆자리에는 전날 입당과 함께 부산에서 합류한 박찬종 (朴燦鍾) 전한나라당고문이 앉았다.

두사람은 전날 밤 숙박했던 성보재활원에서 자원봉사로 뇌성마비 아동들을 씻어준 뒤 곧바로 대구시내를 함께 누비며 종일 현장득표전을 벌였다.

오전 도시가스폭파사고 위령탑에 참배한 뒤 성당시장.재래시장을 돌고 대구지역 지구당 합동창당대회에 참석했다.

유세의 초점은 '경제를 살리기위한 애국심 발휘' 와 '젊고 역동적 지도자 선출' 로 집약됐다.

경제난국 타개를 위한 대통령과 세 대선후보간의 4자회담도 제의했다.

대구대.계명대 등에서 李후보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 호소했다.

그는 "60년대 소련과 대치중이던 미국은 40대의 케네디와 50대의 존슨을 내세워 소련의 미사일 위협을 극복하고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는 사례도 강조했다.

박찬종씨는 "70대의 'DJT초상화세트' 와 머리가 허연 '李 - 趙산신령세트' 보다 21세기 지도력을 갖춘 '李 - 朴 (이인제 - 박찬종) 세대교체 세트' 가 위기극복의 적격자" 라며 이회창.김대중후보를 싸잡아 공격했다.

朴씨는 "이회창후보야말로 민주.자유.공정경선의 원칙을 어기고 당선돼 가장 큰 원죄를 지었다" 며 이인제후보의 경선불복을 옹호했다.

朴씨의 합류로 국민신당의 유세현장에는 아연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수행참모들은 "청중의 숫자와 호응도가 이틀째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李후보는 "어제 부산 구포5일장과 광복동 거리 유세에 몰려든 인파와 청중의 환호는 고무적" 이라며 " (朴씨의 합류가) 부동층의 향배를 결정할 결정타" 라고 자평했다.

朴씨도 "경제위기의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인 李후보가 국가위기를 극복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고 거들었다.

대구 =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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