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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파 주눅든 세밑 달래줄 문화공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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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다시 한해가 간다.

경제한파가 덮친 올 연말은 어느 해보다도 스산함이 더한 분위기다.

다가오는 불안들이 마음을 더욱 차갑고 쓸쓸하게 한다.

이 해의 마지막 시간을 따뜻하게 녹여줄 곳은 없을까. 송년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줄 곳으로 안내한다.

마음이 맞는 이들과 함께 하면 더욱 송년기분을 낼 수 있는 문화공간이 여기 있다.

<음악회>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 설계를 위한 차분한 명상에 잠기는 송년음악회. 오랜 단골 레퍼토리였던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과 헨델의 '메시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합창단 송년음악회 (16~17일 오후7시 국립극장 대극장) 는 이상길 (수원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씨의 객원지휘와 코리안심포니의 반주로 종교음악을 들려준다.

3천~1만5천원. 02 - 271 - 1744. 또 KBS교향악단 (지휘 레오니드 니콜라예프) 은 오는 26일 KBS홀,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을 연주한다.

소프라노 유미숙.메조소프라노 윤현주.테너 박세원.바리톤 최종우씨등이 독창자로 나선다.

5천~3만원. 02 - 781 - 1575. 3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97송년음악회에서는 서울바로크합주단, 오보에 성필관, 소프라노 김원정, 테너 류정환의 연주로 영화 '미션' 주제곡, 비발디의 '사계' 등이 연주된다.

1만~4만원. 02 - 3474 - 0436. 예술의전당 주최 제야음악회 (31일 오후10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는 특히 팬들이 몰리는 심야공연. 금난새 지휘의 서울심포니와 인천시립합창단, 테너 박인수.바리톤 고성현.가수 이동원과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이 출연한다.

2만~4만원. 02 - 580 - 123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발레·현대무용>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전세계 주요발레단에서 동시에 무대에 올리는 '호두까기 인형' 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니버설 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연말 고정 레퍼토리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18일~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4만원, 02 - 580 - 1234) , 그리고 국립발레단은 23일~28일 국립극장 대극장 (1만~2만원, 02 - 274 - 1172)에서 '호두까기 인형' 을 펼쳐보인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마리우스 프티파 대본을 사용한다.

1892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프티파의 '호두까기 인형' 을 따른 유니버설 발레단 작품은 어린이 무용수가 절반을 차지한다.

국립발레단은 좀더 사실적인 바이노넨의 34년 키로프 개정판을 따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이야기 전개가 특징이다.

좀더 진지한 연말을 원한다면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유명 뮤지컬을 무용극화한 육완순 현대무용단의 '수퍼스타 예수 그리스도' 도 있다.

18일~2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차분하게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1만원~3만원. 02 - 325 - 5702.

안혜리 기자

<전시>

미술에는 단골 송년 전시테마가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날씨 만큼이나 움츠려드는 분위기속에 기억나는 사람이나 정겹고 다정한 사람과 함께 조용한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차분한 송년즐기기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우선 청계산 기슭에 들어앉은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세종로 한복판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언제나 볼만한 상설전을 열고 있어 가족과 함께 차분하고 조용하게 한때를 즐길만한 곳. 또 근래 들어 부쩍 늘어난 화랑가의 송년 기획전시도 들뜨기 쉬운 연말을 알차게 보낼 만한 볼거리다.

작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이 될수 있는 소품과 판화를 준비한 화랑은 서울에서만 열대여섯곳 정도. 코아트갤러리는 '겨울이 지나가는 길' 이란 제목으로 김석.박광렬.박영하.반미령씨의 소품을 소개한다.

갤러리 메이는 '스카프와 브로 우치전' 을 연다.

현대아트갤러리는 아름다운 관계를 되돌아보는 연말기획으로 '은사와 제자' 전을 14일까지 열고 있다.

화단에 사제간의 정으로 유명한 송수남 - 문봉선, 서승원 - 강상중, 최기원 - 김성래, 한길홍 - 류남희, 김승희 - 정연식씨가 초대됐다.

그리고 금년 연말에 특히 볼만한 전시로는 예술의전당이 주최로 27일부터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중국문화대전. (내년3월 29일 02 - 580 - 1234) .갑골.청동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중국문화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미술.공예품 1천1백여점 (일부 모조품포함) 이 소개될 예정이다.

윤철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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