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 부도로 지역 경제 휘청…협력사 연쇄부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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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라그룹의 부도로 강원도 지역경제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도내 한라그룹 계열사는 한라시멘트.만도기계등 2개사에 불과하지만 이 두업체의 생산액이 도내 총생산액의 12%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강릉시옥계면에 위치한 한라시멘트의 총생산액은 4천3백34억원. 이는 도내 제조업 총생산액의 9.3%를 차지하고 있으며 원주시문막읍에 위치한 만도기계 문막공장의 총생산액은 1천2백74억원으로 2.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화의절차를 밟고 있지만 회사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2천4백여명의 임금과 협력사의 연쇄부도등 지역경제에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

만도기계가 있는 문막지역의 경우 직원들의 임금 월 20여억원이 지역경기를 지탱해왔으나 생산차질및 직원감축등이 이뤄질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라시멘트의 경우 협력업체가 8개로 다른 지역에 비해 적지만 열악한 도내 경제실정을 감안하면 파장은 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들 업체의 지방세 체납등이 예상돼 강릉.원주등 자치단체도 세수입의 차질을 빚어 재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문제외에도 한라그룹이 도내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도 추진이 불투명해 졌다.

한라그룹이 내년초 횡성군우천면 85만㎡ 부지에 착공, 자동차 부품 전용공단을 세우려던 계획은 추진이 어렵게 됐다.

이 전용공단은 2000년 준공해 6천여명을 고용할 예정이었다.

또 한라건설이 원주시명륜동에 짓고 있는 영동코아는 한달전 공사가 중단됐고 강릉시노암동에 짓고 있는 4백96가구의 아파트도 공사지연으로 내년 5월 입주에 차질이 예상된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7백24가구의 내곡동 한라아파트도 등기이전이 안된 상태여서 채권단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입주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도는 한라그룹 부도로 지역경제에 파장이 우려되자 지난 6일 중소기업지원기관협의회를 열어 협력업체에 경영안정자금 2백30억원을 지원하는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도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춘천 =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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