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은 왜 더 뛰나…IMF자금 외채갚는데 소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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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IMF 긴급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도 환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올 연말까지는 크게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IMF협상 타결 다음날인 4일 잠시 안정돼 달러당 1천1백56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5일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 8일에는 한때 달러당 1천3백40원의 사상 최고치까지 폭등했다.

이같이 환율이 다시 크게 오른 것은 IMF긴급자금 지원으로 부족한 외환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IMF지원자금은 만기가 돌아온 외채를 갚는 데 쓰였을 뿐 시장의 달러 부족분을 충당시켜주지 못한데다 앞으로의 지원 일정도 불투명해 외환시장 안정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12월은 원래 민간.정부의 각종 외채 원리금 상환과 기업의 로열티 송금 등의 만기가 몰려 달러결제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다.

안그래도 달러가 부족한 외환시장에 수요가 몰리니 달러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달러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매일같이 기업이 부도를 맞고 금융기관까지 업무정지를 당하면서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원화는 지난해말 대비 36.5%가 절하돼 한계까지 간 상황이지만 금융시장 개편이 완료돼 시장이 근본적으로 안정되지 않는 한 환율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고 전망했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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