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북 국방위 평균 나이> … 63세 장성택도 북 국방위에선 젊은이로 통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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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권력 중심축’으로 떠오른 국방위원회의 평균 나이는 75.5세로 나타났다. 당연직 위원장인 김정일(67) 국방위원장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백세봉(제2경제위원장)·우동측(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국방위원 등 3명을 제외한 10명을 통일부의 ‘2009 북한 주요인물’ 자료를 통해 집계한 결과다.

평균 나이 75세는 북한의 평균 사회상과도 맞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 ‘2008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남성의 평균 수명은 65.1세였다. 국방위원회 멤버들의 평균 연령은 이보다 10살이 더 많다. 이번에 국방위원에 진입한 장성택 당 행정부장도 63세지만 국방위에선 ‘젊은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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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국방위가 가능한 이유는 김 위원장의 ‘충성 통치’ 때문이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충성 통치의 본질은 김 위원장에게 충성하면 죽을 때까지 측근으로 권력 핵심에 남겨놓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국가인 북한에선 충성이 곧 권력에 접근하는 최고의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서 충성은 대를 이어 충성하면 대를 이어 보상받는다”고 말했다. 1930년대 만주에서 쫓기던 김일성 주석을 돕다 일본군에 전사했던 빨치산 부대장 오중흡의 아들 오극렬(78)이 국방위 부위원장인 게 그 예다.

국방위 멤버들이 노령이라고 자리에 앉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이 안 좋은 조명록(81) 제1부위원장, 이용무(86) 부위원장 등을 제외하면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북한의 로켓 발사를 책임진 인물은 76세의 주규창 국방위원(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다. 그와 동년배인 김일철 국방위원(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은 2년 전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놓고 (남측의) 수구파가 말씀이 많다. 심하다”며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과의 힘겨루기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처럼 충성을 검증받은 최고위층들일수록 평양 봉화진료소 등과 같은 최고 진료·휴양시설을 이용하며 ‘건강 보장’이 특전으로 따라와 활동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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